달러가 약세다. 세계 경제 회복이 점점 뚜렷해지자 자신감을 얻은 투자자들이 고수익·고위험 투자처를 찾으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개선된 실적을 공개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됐고, 스페인의 국채 발행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유로존 우기에 대한 우려가 한층 진정됐다. 금융시장이 일본 대지진과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 이후 안정을 되찾는 것처럼 보이자 달러를 찾는 불안한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는 21일 런던시각으로 오전 유로화 대비 0.6% 절하한 1.4604달러로 떨어지면서 2009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전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 대비 81.87엔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3월 29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달러화는 지난 한 주 동안 1.3% 절하했다.
◆ 달러 캐리 트레이드…달러 인기 시들
HSBC의 로버트 린치는 투자자들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구사하면서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신용평가사 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라며 가치가 낮아진 달러를 매수해 가치가 높은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노무라 증권의 커트 매그너스는 “미국 달러는 하방 흐름을 타고 있다”면서 “펀드 매니저들이 유로화, 호주 달러화같이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조만간 위안화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추측이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슈나이더FX의 스티븐 갈로는 "PBOC가 위안화가 큰폭으로 절상하는 것을 용인한다는 루머가 일부분 달러 약세를 부추긴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집계하는 달러 인덱스는 20일(현지시각), 74.272까지 떨어지면서 2009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신흥국 통화는 나날이 강세, 금값 지지
달러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통화의 강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로존 위기가 터지면서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올해 들어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거의 3년 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유로화는 기대심리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왔다.
달러가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값과 금값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보통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과 달러가 모두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다시 경기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면서 달러 수요도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금값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신흥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 조짐을 보이는 인플레이션이다.
한편 FT는 이제 달러는 반등하는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FT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만큼 보였으며 금융위기 이전의 최저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더 이상 약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FT는 오는 6월 미국 연준의 제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고 금리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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