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정복한 사람들 01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전체 암 환자 중 16%(6명 중 1명)가 위암에 걸린다. 절대 발생률에서도 위암 발생 빈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어떻게 하면 위암을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국내 위암의 최고 권위자인 한양대병원 암센터 소장 권성준 교수와 그가 직접 진료해 위암을 완치한 강명원 씨가 들려주는 위암 극복 스토리.
암은 여전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6만 5,000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남자 3명 중 1명, 여자 5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리고, 남녀 모두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암은 어떻게 예방해야 하고, 예방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현장에서 치열하게 암과 싸우는 의사와 암을 극복한 환자들을 만나본다.
강명원(40세) 씨는 위암에 걸릴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감기도 한 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체질이었고, 담배나 술은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가족 중 위암에 걸린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위암은 갑작스레 그녀를 찾아왔다.
“위암에 대한 자각증세가 없어서 정기검진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죠. 그런데 우연히 직장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위암을 선고받았습니다. 위내시경을 받은 뒤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는데 사흘이 지나자 병원에서 연락이 왔고 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아무런 징후도 없이 찾아온 위암
그녀는 평상시 소화가 잘됐고 부대낌도 없었다. 식습관도 올바른 편이어서 짜거나 매운 음식을 즐겨 먹지 않았다. 단지 가끔 간헐적인 속 쓰림이 있을 때마다 제산제를 복용한 게 전부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런 증세가 위암의 징후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권성준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는 가족력이 중요하지만 위암은 가족의 식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가족성 경향’이라고 했다.
“위암의 경우는 10~15%가 자각증세가 전혀 없습니다. 위암은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족 간에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대부분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을 함께 먹죠. 그러다 보면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들을 자주 먹는 가족은 아무래도 위암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런 것을 가족 경향이라고 하죠. 그런 의미에서 평소 음식을 싱겁게 먹는 강명원 씨는 좀 드문 경우였어요.”
다행스럽게도 강 씨는 조기 위암이었다. 권 교수는 완치가 가능하리라는 확신을 가졌고, 수술을 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러나 위암수술을 받은 강 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처음 암이라고 했을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미혼이기에 ‘결혼도 못 해보고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했죠. 조금 우습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아직 쓰지 못한 화장품, 미니스커트, 액세서리 등도 아깝더라고요. 가족들도 제가 당장 죽을 것처럼 슬퍼하셨죠.”
강 씨는 자신이 위암에 걸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예민한 성격인 탓에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혼자 속으로 삭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고 이게 암으로 발전했다고 믿는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게 안 되면 어떡하지? 혼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라는 생각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고민이 생기면 쉽게 털어내지 못하죠.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정도죠.”
권성준 교수도 강 씨의 의견에 동의한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암이 발병하게 된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스트레스’라고 응답한 경우가 ‘잘못된 식습관’이라고 밝힌 것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취미생활을 찾아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합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삶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취미를 가지라고 조언하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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