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장세척까지 다 마쳐놓고 다음날 새벽 대장암 검사를 받으러 출근하는 길에 간호사한테서 쌍둥이 산모가 위급하다는 전화가 왔어요. 어쩝니까? 건강검진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몇 번 건강검진을 놓친 게 화근이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낮과 밤이 뒤바뀐 채 살아온 세월이 20여년이었다. 힘든 수술이 끝나면 근처 곱창집에서 소주 한 잔과 지글지글 불에 구운 곱창을 씹는 것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암을 극복한 의사로 잘 알려져 있는 홍영재 원장은 지난 2001년 두 가지 암 판정을 받았다. 그것도 대장에 주먹만한 종양이 있는 대장암 3기였고, 왼쪽 콩팥에는 또 다른 암 덩어리도 발견됐다. 자신에게 3개월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던 후배 의사의 어두운 낯빛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처음 암 판정을 받았을 때는 원망과 분노로 괴로워했지만 곧 마음을 바꿨습니다. 대장암 덕분에 옆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던 콩팥 암까지 찾아낼 수 있었거든요. 콩팥 암은 6개월만 늦었어도 전혀 손 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다행히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6개월간의 시간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줄은 의사인 자신도 미처 몰랐다. “입 안이 온통 다 벗겨져서 아무것도 넘길 수 없을 때 팔순 넘은 이모님이 손수 청국장을 쑤어서 전주에서 싸 가지고 오셨어요. 그 청국장으로 연두부 찌개를 끓여서 한 모금 떠 넣자 신기하게도 잘 넘어가더군요.” 그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바로 청국장이었다. 그 때부터 청국장의 매력에 빠진 홍 원장은 청국장에 관한 논문과 책은 죄다 섭렵했다. 자신이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청국장 100세 건강법’, ‘암을 넘어 100세까지’란 책도 냈다.
이제는 누구보다 암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홍영재 원장. 최근에는 헬스조선과 힐리언스가 공동 진행하는 ‘암 극복 생활학교’에 강사로 초빙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암 환자들의 재활과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서울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홍천에 차를 몰고 달려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1회 ‘암 극복 생활학교’에서 만난 한 환자는 “원장님은 우리 가족이나 마찬가지시죠. 이미 그 터널을 빠져나오신 분이기 때문에 홍 박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큰 위로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암 진단을 받은 지 10주년이 된다는 홍영재 원장에게 마지막으로 암 환자들에게 당부할 말은 없는지 물었다.
“암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절망적인 마음을 거두고 소소한 일상들에 전념하다 보면 저처럼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암 환자들이 깨달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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