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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기업이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거대해져 도전의식 결여"

 

"국내 대기업은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으로 변했다. 최근 고(高)환율로 인한 대규모 이익이 기업들의 도전의식을 약화시키는 독(毒)이 됐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대상 특강에 이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이 관료제의 함정에 빠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이 거대해지면서 유연하지도 도전적이지도 않은 조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기업이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린다"며 "전문경영인도 하루하루 경영하기에 바빠 2~3년 이후를 내다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변화를 읽고 몽골 기병(騎兵)처럼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우리 대기업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이렇게 해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스마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을 보다 창의적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주주 자본주의와 전문경영인 체제에 변화를 가져 올 새로운 방안을 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자동차·전자 산업에도 부정적 평가를 했다. 그는 "미국일본에 자동차·전자 산업의 1등 자리를 내준 것처럼 우리나라도 곧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기업들이 콘텐츠 등 신사업 진출 대신 단기적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을 짜내기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