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주식

美주식 사면 돈 번다더니…

美주식 사면 돈 번다더니…
기본거래비용 5%에 차익땐 양도세 22%…증권사 정보 믿었다가 수천만원 손실도
기사입력 2011.03.03 17:27:40 | 최종수정 2011.03.03 20:11:2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미국 경기 회복에 주식도 살아난다.` `이제 이머징보다는 선진국 증시가 더 뜬다.`미국 기업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며 최근 미국 주식을 직접 사는 투자자들도 느는 추세다.

매일경제가 미국 주식 중개가 비교적 활발한 증권사 5곳을 조사한 결과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미국 주식 거래액이 550억원에서 지난 2월에만 170억원으로 한 달 새 지난해의 31%를 달성했다.

지난해 2월 미국주식 중개를 시작한 키움증권은 2010년 거래액 360억원, 2011년 2월엔 월 5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미국 주식 거래액이 4451억원으로 매월 370억원 규모의 미국주식을 중개한다.

이처럼 미국주식 중개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불완전한 정보와 높은 수수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증권사가 홈페이지, HTS에 제공하는 주식정보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해 투자자가 피해를 입은 사례도 나왔다.

◆ 2008년 수치를 여태껏 업데이트 안 해?

= 투자자 A씨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식 AIG를 주당 57달러에 샀다. 그는 자신이 계좌를 개설한 리딩투자증권 홈페이지에 있는 기업정보를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섰다. 당시 그는 AIG 시가총액이 1조원이라는 리딩투자증권 홈페이지 수치를 보고 결심을 굳혔다. 글로벌 우량기업 치고는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주식을 사들인 것. 그러나 실제 AIG 시총은 70조원 규모였다. 2008년 수치가 버젓이 2010년 정보인 것처럼 기록돼 생긴 착오였다.

리딩투자증권은 투자자 제보가 있고서야 홈페이지 정보가 잘못됐음을 알고 뒤늦게 2010년 기준으로 업데이트했다. 리딩투자증권 측은 "인터넷 언론사에서 제공받는 정보가 표에 맞물려 있는데 미국 주식 몇 개의 수치가 바꿔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투자한 2달 동안 주가가 주당 38달러로 내리는 바람에 A씨는 환손실을 포함해 약 3500만원 손해를 입었다.

물론 증권사가 손실을 물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조사역은 "투자자는 정보를 한 곳(원소스)이 아닌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부당 매매를 강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증권사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금액에 못 미치는 200만원으로 합의를 봤지만 A씨는 억울함을 씻어내지 못했다. 그는 "미국 주식 중개에 정평이 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라 믿고 샀다"며 "AIG의 경우 45달러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도 같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했다.

◆ 높은 수수료 복병, 갈 길 멀어

= 미국 주식을 살 때 높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해외 주식투자자는 "수수료나 환전에 대한 고지보다는 해외주식에 투자했을 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투자자에게 미국 주식은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클` 소지가 있다. 우선 기본 수수료 외에 ECN 비용이 들어간다. ECN이란 사설전자증권거래시스템으로 증권사가 운영하는 대체거래시스템이다. 고객 주문을 바로 호가로 내주고 24시간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 해외주식거래에 활용된다. ECN 비용은 주당 0.003달러로 미미하지만 대부분 증권사가 이를 받고 있다. 5~10달러인 시세 이용료도 물어야 한다. 수수료 외에도 환전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해외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해당 통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더하다 보면 5% 정도 수수료 지불은 기본이다. 여기에 연간 250만원 이상 시세 차익을 올릴 경우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