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1기 신도시·해운대… 51개 지역 노후 단지, 30층 이상 재건축 가능

탄력받는 ‘노후 도시 특별법’ 보니

 
입력 2023.11.15. 03:00
 
 

‘노후계획도시 정비·지원 특별법(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은 20년 이상 된 대단지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양질의 새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노후도시 특별법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어떤 지역이 대상이 되고, 어떤 지원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지난 3월 대표 발의한 정부·여당안을 포함해 노후계획도시 지원 관련 법률안이 모두 13개 계류 중이다. 입주 30년이 된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하고 용적률(토지 대비 층별 면적 총합의 비율) 기준을 현재보다 상향 조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별법 핵심 내용에선 여야 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이다. 다만 차이점은 대상이 되는 지역의 기준 연한과 사업 추진 방식 정도다.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한 만큼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따라 특별법 적용 대상이 되는 지역과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분석해 봤다.

 

 

 

 

◇어떤 지역이 대상이 될까

정부·여당이 발의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기준(조성 20년 이상, 택지 규모 100만㎡ 이상)을 적용하면, 전국 51곳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특별법 지원 대상이 된다. 분당·일산·평촌 등 5개 수도권 1기 신도시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목동과 상계, 중계, 개포 등이 대상이다. 지방에선 부산 해운대 1·2지구와 대구 성서, 광주 상무, 목포 하당 등이 특별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야 합의를 통한 최종안에 따라 이들 51곳 대상 지역이 모두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서울 개포동과 목동 등은 이미 특별법 시행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 특별법을 가장 반기는 곳은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와 부산 해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지역도 여야가 합의하는 특별법의 지원 내용에 따라 단지별로 재건축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

 

 

 

◇용적률 풀고 안전 진단 면제

특별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용적률 상향이다. 현재 1기 신도시 5곳의 평균 용적률은 169~226%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용적률이 높으면 재건축을 하더라도, 추가로 지을 수 있는 주택에 한계가 있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에 정부는 2종 주거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3종 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종(種)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5~20층인 아파트의 높이도 30층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의 특별법에 따르면, 안전 진단 완화도 추진된다. 특히 업무 시설이나 교통 환승 센터 등 공공 시설물을 재건축 사업에 포함하면 안전 진단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건축·교통·환경 등 분야별로 진행되던 심의를 통합해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기존 5년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2~3년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지금까지 1기 신도시는 현행법상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용적률 규제로 재건축이 어려웠는데, 특별법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특별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 말에는 1기 신도시 재건축 마스터 플랜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통과를 전제로 이미 1기 신도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있으며, 1기 신도시 5개 지자체는 국토부와 소통하며 지역별 재정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면 이를 토대로 지역별 계획을 수립하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가 세우는 지역별 재정비 기본계획에는 구체적인 용적률과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할 선도지구가 포함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1기 신도시 5곳 각각에 대해 최소한 1개 이상의 선도지구가 지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사업지구 지정 후 아파트 입주까지 짧으면 5~6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빠르면 2030년쯤 선도지구 입주도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