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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바둑계 '재벌' 이창호, 총상금 100억 돌파

 

국내 최초… 1승당 630만원꼴… 2위 이세돌, 8억원 차 맹추격
현역 1인자 박정환은 36억 벌어… 인기스포츠와 큰 차, 세계화 시급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입력 2017.01.17
 

 

 
 
 
지난해까지 누적 상금 100억4500만원을 벌어 한국 기사 중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한 이창호 9단.
 

프로바둑계 통산 최고 재벌(?)은 이창호(42) 9단이고, 그의 누적 수입은 한국 바둑 사상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원이 2016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이창호는 평생 기전(棋戰) 상금으로만 100억4500만원을 벌었다. 2015년까지 누계 99억500만원에 2016년 수입 1억4000만원을 보탠 금액이다.

 

이창호는 86년 입단, 작년 여름 기사 생활 30년을 넘겼지만 이번 통계에선 초기 2년가량이 빠졌다. 한국기원 전산화가 1988년 이뤄져 이전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 28년 동안 이창호는 세계 최다인 23회의 국제 대회 우승(비공식 2회 포함)을 포함해 총 140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89년 이후 총전적이 2204전 1595승 609패로 1승당 평균 630만원꼴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이창호를 맹추격 중인 기사가 여덟 살 아래 후배인 이세돌(34) 9단이다. 이세돌은 2016년 한 해 알파고전 대국료로만 2억여원을 챙겼고 국내 3관왕에 오르는 등 총 8억원을 확보, 연간 상금왕에 올랐다. 이세돌의 누적 수입은 92억1200만원으로 이창호와 차이는 8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수년 내 역전도 가능해 보인다.

 

이세돌은 단일 연도 대국료 수입 국내 최고기록(14억1000만원) 보유자이기도 하다. 2014년 수립한 기록으로, 그해 구리(古力)와 10번기서만 8억9000만원을 벌었었다. 95년 프로에 데뷔한 이세돌은 총 49회(국제 대회 18회 포함) 우승하면서 통산 1223승(514패 3무)을 기록 중이다.

 

[프로바둑계 '재벌' 이창호는 누구?]

 

64세의 '바둑 황제' 조훈현은 정상권의 절반 수준인 43억7000만원으로 3위에 그쳤다. 전성기가 지난 뒤 거액 상금 국제 대회가 본격화된 이유가 크지만, 그가 국내 무대를 석권했던 88년 이전 기록이 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38개월 연속 국내 톱 랭커인 박정환(24) 9단은 대선배들을 제치고 데뷔 11년 만에 통산 5위(36억8000만원)에 올랐다. 박정환의 2016년 상금 순위는 2위(5억8000만원)였다.

 

이 밖에 50대인 유창혁, 30대 최철한·박영훈·조한승, 20대인 김지석·강동윤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11~13위엔 목진석(37)·원성진(32)·서봉수(64)가 자리 잡았다. 통산 상금 10억원을 넘긴 기사는 이 13명뿐이다.

 

'상금 100억원'은 일반 서민들에겐 엄청난 거액이지만, 한 분야 세계 최고 스타의 평생 수입으론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은 현역 시절 총연봉만도 9300만달러(약 1100억원), 광고 수입 등을 합하면 전체 재산이 물경 17억달러에 이른다. 이창호와 동갑인 타이거 우즈도 상금으로만 합계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를 벌었다. 세계화를 이루지 못한 바둑으로선 모두 꿈같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