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둔촌주공 이런 반전이!”...‘미분양 우려’ 결과는

 

 

“둔촌주공 이런 반전이!”...‘미분양 우려’ 결과는 [매부리레터]

 
입력 :  2023-01-18 08:27:32 수정 :  2023-01-18
 
계약률 70%…“미분양 걱정 안해도 돼”
전문가 “부동산 하락 추세 변화 없을 것”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전경

“이정도 가격이면 싸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시장이 이 가격을 받아들였다는게 중요합니다.”(서울 둔촌동 K공인중개사)

“요즘처럼 하락기에 이정도 계약률이면 거의 ‘완판’이라고 봐야죠. 무엇보다 소형이 저렇게 많이 팔린 건 진짜 선방했네요.”(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투룸인데 8억… ‘소형’평수 계약 ‘선방’
 

18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계약률에 부동산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날 정당계약이 마감된 둔촌주공은 70%에 육박한 계약률이 나왔습니다. 1만2000가구 규모인 둔촌주공은 4786가구가 일반·특별공급으로 나왔습니다. 전용 84㎡ 분양가 13억원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분양해서 ‘미분양’ 전망이 나왔는데, 3300명 가량(약 70%)이 계약을 한 겁니다. 둔촌주공 사업단은 다음달 초 예비당첨자(5배수)의 계약을 받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통상 예당에서 20~30%가량 계약률이 성사된다.예당까지 하면 90% 이상 계약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예당까지 못채운 물량은 무순위로 넘어갑니다. 정부는 무순위 청약을 유주택자도 거주지 상관없이 참여할수 있도록 주택공급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개정 작업은 다음달 예정입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결국 ‘줍줍’까지 넘어가면 다 팔리지 안겠냐”면서 ‘완판’을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전용 84㎡, 59㎡는 80% 이상 계약률을 보였고, 29~49㎡ 등 소형평수가 50% 계약률을 보인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수요가 많은 59, 84㎡는 청약때도 대부분 예비당첨자 5배수까지 채웠습니다. 문제는 소형이었습니다. 원룸, 투룸 소형이 물량이 많아서(2000가구) 이게 어느 정도 소화가 될것이냐가 관건이었습니다. 전용 49㎡가 8억8000만원, 39㎡가 7억원대였습니다. 넓은 원룸, 혹은 투룸을 누가 7~8억원 주고 사겠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정당계약에서 50% 소화된 거면 무순위까지 가면 거의 다 나갈거라고 봅니다. 소형은 투자 수요가 많아요. 2008년 리센츠 분양할때 소형평수(12평)이 1억7000만원이었는데 다들 비싸다고 안샀어요. 그런데 지금 보세요(지금 시세 10억원). 1인가구 증가 속도가 엄청나요. 그리고 1~2인가구는 이제 입지 좋은 곳에서 신축 살고 싶어해요. 그런 사람들 많아요. 투자, 수익성면에서 신축 소형 괜찮다는 얘기지요.”(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49㎡같은 경우는 확장하면 25평 느낌이 날 수 있다. 신혼부부라면 신축 대단지여서 전월세 수요 풍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헬리오시티 하락중인데 둔촌주공 청약한 이유

당초 미분양이 우려됐던 둔촌주공이 높은 계약률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규제완화가 꼽힙니다. 정부는 서울 서초·강남·송파·용산구 등 네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해제했습니다. 또한 실거주의무 폐지, 전매제한 축소, 중도금대출 기준 폐지 등을 발표하며 소급적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둔촌주공은 분양가 12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전용면적 84㎡까지 대출이 가능해졌고, 전매제한 기간도 8년에서 1년으로 줄었고 실거주 의무요건도 사라졌습니다.

“규제 완화 아니었으면 이정도 계약률은 안나왔죠.”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서울 송파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수요도 부담스러운 규제였는데 이게 없어졌으니 아무래도 계약하기 자유로워졌다”고 했습니다. 부동산 수요를 결정하는데 ‘가격’도 중요한 요소지만 ‘규제’의 영향력도 크다는 것입니다. “규제 있는 상태에서 수요가 진짜 수요인지 봐야해요. 규제 풀면 ‘숨겨진’ 수요가 나와요.”

둔촌주공 전용 84㎡ 분양가 13억원. 이자비용과 취득세, 발코니 확장 비용 등 계산하면 분양가 15~16억원에 받는 셈입니다. 현재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같은 평형이 급매로 16~1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5억원에 분양받는다는 얘기는 계약자들이 기대하는 가치는 18~20억원은 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반포가 30억이 넘는데, 둔촌동 15억은 싸다고 생각한거죠. 15억주더라도 손해는 안보겠다는 사람이 많은 거에요”(서울 둔촌동 K공인중개사)

 

둔촌주공 모집공고가 나왔을때만 해도 중도금 대출 규제나 실거주의무 완화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약 이후 정부가 규제완화를 발표하자 “둔주 살리기”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규제때문에 청약에 넣지 않은 사람들은 “정부가 둔촌주공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동명의 유튜브채널에서 “둔촌주공 계약한 사람들의 상황이 꼭 밝지만은 않다”고 했습니다.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둔촌주공 가격도 더 오르는건데 지금 그렇지 않아요.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요. 지금 잠깐 몇달동안은 규제완화 효과로 들썩거리는 느낌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상승으로 전환되기는 어렵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워요. 미분양이 나면 조합원 손해인데 미분양이 안나고 (집값이) 떨어지면 계약을 한 사람들이 손해를 떠안는 겁니다.”

이 소장은 둔촌주공 계약률이 알려진 직후 18일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전세가가 떨어지고 있어서 더 떨어질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둔촌주공 분양가가) 오히려 비싼 가격이 된다”고 했다.

 

“둔촌주공이 잘되도 (하락)상황을 바꿀 수 없어요. 그러나 분양이 잘 안되면상황을 더 안되게 만들 수 있죠. 시장이 하락세인데 미분양이 많이 나왔다고 하면 하락속도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

 

둔촌주공을 계기로 하락 중인 서울 부동산이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부동산 뉴스레터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하세요.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