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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초봉 1억3000만원 주는 JP모건, 인건비에 실적이 운다

초봉 1억3000만원 주는 JP모건, 인건비에 실적이 운다

[WEEKLY BIZ] 금리인상 앞두고 희비 엇갈리는 美 대형은행

입력 2022.02.10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국 대형 은행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8일 현재까지 7% 하락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4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3% 감소한 여파로 연초 대비 주가가 6% 하락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비용 상승이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영업 비용이 전년보다 23% 증가한 72억7000만달러(약 8조700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JP모건 역시 비용 지출이 전년보다 11% 늘었다.

 

특히 인건비 비율이 컸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인재 유치 및 고급 인력의 이직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급여를 인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8월 2년 차 애널리스트와 1년 차 어소시에이트 급여를 각 12만5000달러(약 1억4960만원), 15만달러(약 1억7952만원)로 인상했다. 또 최고 성과를 낸 직원들의 연간 성과급을 40~50% 인상했다. 작년 한 해 골드만삭스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는 전년보다 33% 급증한 177억달러(약 21조2135억원)에 달한다.

JP모건도 뱅커 초봉을 10만달러(약 1억1968만원)에서 11만달러(약 1억3165만원)로 올렸다. 은행 컨설팅 업체 오피마스의 옥타비오 마렌지 CEO(최고경영자)는 “대형 은행들의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은 임금 인플레이션이 은행에 큰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게다가 작년 11월부터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서면서 시장이 위축되자 그동안 대형 은행의 실적을 떠받쳐온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줄었다. 작년 4분기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수익은 각각 전년보다 11%, 7% 감소했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콘퍼런스 콜에서 “비용 증가와 수익 감소라는 역풍이 불면서 향후 1~2년간 목표보다 약간 낮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예금·대출 등 소비자 금융 비중이 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웰스파고는 작년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BofA의 4분기 순이익은 70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 증가했고, 웰스파고는 86% 증가한 순이익 58억달러를 냈다. 비용 지출이 대폭 늘어난 다른 대형 은행과 달리 웰스파고는 비용을 전년보다 11% 줄였는데, 은행 지점 270곳을 폐쇄하고 관리자 및 기술직 구조조정으로 전체 직원을 26만9000명에서 24만9000명으로 7.4% 줄인 덕분이다. 신용 평가사 DBRS모닝스타의 존 매커리 분석가는 “웰스파고가 지금과 같은 비용 절감을 유지할 수 있다면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 수입 증가로 순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