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어쩌나… 엔비디아‧루시드, 거래 절반이 공매도
엔비디아, 전체 거래의 50.1%가 공매도
루시드·애플도 공매도 비중 60% 넘어
연준 테이퍼링 우려 등 반영
전문가들 “아직 주가 급락 걱정할 시기는 아냐”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 미국 증시 상장 종목 중 일부는 공매도 비중이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빌려서 주식을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의 투자법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이익을 볼 수 있다.
공매도 비중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간접적 증거다. 공매도 비중만으로 향후 주가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미국 공매도 분석 기관 네이키드 숏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 시각) 기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공매도 비중은 50.1%로 집계됐다. 이날 전체 거래량 2620만7173주 중 절반인 1312만9962주가 공매도였다.
엔비디아의 공매도 비중은 1개월 전인 11월 15일 45.89%였고, 최근 한 달 동안 40~45% 선을 유지했지만, 13일에는 50%를 넘었다. 엔비디아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 중 하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11월 15~12월 14일) 동안 국내 투자자는 엔비디아를 4억2568만301달러(약 50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해외 주식 중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이어 2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미국 전기차 기업 루시드도 공매도 표적이 된 대표적 종목이다. 루시드는 지난 7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고, 오는 20일 나스닥100지수에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기준 루시드는 전체 거래량 3047만6894주 중 1978만5400주가 공매도 거래였다. 이날 루시드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64.92%다. 1개월 전인 11월 15일 공매도 비중은 40.37%였는데, 1개월 사이 24.55%포인트(P) 공매도 비중이 높아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테크 기업 중에 루시드 등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경우 내년 이후 향후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주가 전망도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공매도 비중도 60%를 넘었다. 애플은 전 세계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3조달러(약 3555조원)에 가까워진 기업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애플이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고, 이런 기대감으로 국내 투자자들도 애플과 애플 관련주에 관심이 높은 상태다. 13일 애플의 공매도 비중은 63.03%였다. 이날 5174만7445주가 거래됐는데 3261만4615주가 공매도였다.
공매도 비중이 높지만 애플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애플이 확장현실(XR)을 통한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2025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도 크기 때문에 주가가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내년에 미국 증시가 박스권에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에 애플 주가가 조정(하락)되면 (저가 매수해서)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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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외에도 SPDR S&P 500 ETF Trust(티커 SPY)(81.25%),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67.21%)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60~80% 선의 공매도 비중을 기록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장에서 특히 테크(기술)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하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공매도 비중이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특히 최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공매도 비중이 더 오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경제가 성장 국면에 있고 기업 이익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라 아직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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