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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지표 보다 셌던 파월 한마디…위험자산 선호심리 급랭

입력 2020.06.12 09:34

美·유럽 증시 4% 넘게 하락…국제유가도 8% 떨어져
실업지표 개선에도 파월 "경제회복 멀었다" 언급에 시장 충격
"일부 데이터 개선됐지만 V자형 경기회복 어려워"

"완전한 경제회복은 멀었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한마디가 위험자산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을 돌려세웠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 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861.82(6.90%) 포인트 하락한 2만5128.17에 거래를 마쳤다. 일일 하락폭이 역대 네번째로 컸다.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5.89%, 5.27% 내렸다.

이날 발표된 주간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54만명으로 10주 연속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자금이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갔다.

5월 들어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상승하던 미 증시가 이날 급락한 건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파월의 경고 때문이다.

파월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경제 회복은 사람들이 광범위한 활동에 다시 나서기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내년 말 실업률이 6.5%로 코로나 이전 3~4%에 비해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내후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경고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외면하던 코로나 확산 상황에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전날 200만명을 돌파했다. 미 남부 텍사스 주 에선 10일 하루 신규 감염자 수가 사상 최대치에 달했고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입원자가 5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감염 확산은 검사를 늘린 것 때문 만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미 증시 뿐 아니라 유럽 증시도 4.1% 하락했고 위험자산인 국제유가도 내렸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사흘 만에 하락해 8% 내린 3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주가 오르내림을 나타낸 월가 변동성(VIX) 지수는 하루 만에 47.95% 치솟았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67% 하락했고(국채가격은 상승)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2% 가까이 올라 한달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자산관리회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알타프 카삼 투자전략책임자는 "일부 경제 데이터가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파월의 메시지가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 상태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경제가 빨리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며 당분간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