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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차·철강 등 중후장대 기업들, 끝없는 시총 추락…

‘2위에서 17위로’


국내 대표 철강기업 포스코 (184,500원▲ 2,000 1.10%)의 시가총액 순위 변화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10년 전인 2010년 12월 31일 기준 42조5000억원이었지만 15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만원대였던 주가도 20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포스코 주주라면 무려 10년이나 장기투자를 했어도 원금의 절반 이상이 날아간 셈이다.

포스코의 부진은 전방산업인 조선, 자동차산업이 고전하고, 철강기업 간 경쟁이 심화된 영향이다. 포스코뿐 아니라 대한민국 재계의 중추였던 중후장대 산업이 모조리 뒤로 밀려나고 있다.

◇ 한때 최고였지만… 차·철강 등 중후장대 기업 10위권 밖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기아차 광주2공장이 셧다운을 반복하고 있다. 광주2공장은 재고조절을 위해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연합뉴스 제공

28일 재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중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으면서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던 중후장대 기업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굴뚝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 (97,800원▼ 300 -0.31%), 현대중공업 (89,700원▼ 3,000 -3.24%), 현대모비스 (191,500원▼ 1,500 -0.78%)는 한때 시총 3~5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범현대가(家) 전성시대’라는 평을 들었지만, 모두 옛 얘기가 됐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까지 6위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11위로 내려앉았다.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2018년에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뒤 5년간 ‘넘버2’를 유지했지만,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꺾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 갈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고, 코로나 19까지 확산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와 글로벌 공장이 가동을 멈췄던 기아차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 순위는 13위까지 내려갔고, 기아차는 22위까지 하락했다.

세계경기불황과 저유가로 이중고를 겪는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10년 전 33조원에서 현재 6조5000억원으로 줄어들며 순위가 4위에서 35위로 떨어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연이은 선박·해양플랜트 수주, 중국 건설장비 시장 성장세에 2010년 한 해 동안 주가가 160%가량 올랐고, 2011년에는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10만원 아래로 뚝 떨어진 상태다.

◇ 코로나19가 가속화한 산업지형 변화… 제조업보다는 언택트·바이오

증권업계에서는 다시 중후장대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으로 올라오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제조업보다는 바이오·제약, 비대면(언택트)업종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제약, 언택트업종은 날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10위 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624,000원▼ 21,000 -3.26%), 셀트리온 (212,000원▼ 1,000 -0.47%)같은 바이오주와 NAVER (229,500원▲ 1,000 0.44%), 카카오 (261,500원▲ 1,000 0.38%)등 언택트주가 포함돼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12조원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0억원 가까이 늘면서 순위가 14계단 상승했다. 네이버(6조8000억원), 셀트리온(5조5000억원)의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시총 톱10 종목 중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IT,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 성장 산업으로 이뤄졌다"면서 "비대면을 

 

필두로 한 비즈니스 디지털화는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고 올해 승기를 잡은 종목이 향후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중반부터 4차산업혁명으로 산업지형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변화가 더욱 빠르게 촉진됐다"며 "카카오는 언택트 수혜주로 부각되는 반면, 현대차는 전통산업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