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 "소변 마시고 小食한 사대부 제 몸 잘 알아 오래 살았죠"
[잠깐! 이 저자] '명문가의 장수 비결' 쓴 정지천씨
노론(老論)의 우두머리였던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1607~1689)은 여든세 살에 명을 달리했다. 숙종이 내린 사약을 마시고서였다. 첫 사발을 마셨을 때 끄떡도 하지 않아 세 사발이나 마시고서야 비로소 숨을 거뒀다고 한다. 우암은 평소 엄동설한에도 추위를 모를 정도로 원기 왕성했다. 임금의 노여움을 사지 않았더라면 백수(白壽)를 누렸을지도 모른다. 비결은?- ▲ 정지천 교수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을 보면 다산 정약용이나 추사 김정희처럼 귀양을 다녀온 사람들이 오래 산 경우가 많다"면서 "쉴 새 없이 일만 하던 이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쉴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으니 귀양이 오히려 휴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명문가의 장수 비결'은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 열다섯 곳의 양생법(養生法)을 다룬다. 정 교수는 당시 사대부 가문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건강법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우암,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1556~1618) 등 예순 살 넘게 산 인물들의 장수 비결을 탐구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은 어릴 때 몸이 약했다. 열 살이 될 때까지 글을 배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여든세 살까지 살았다. 그의 건강 비결은 소식(小食)과 콩을 이용한 단백질 섭취. 정 교수는 "경화세족들의 사치 풍조를 비판했던 성호는 친척들을 모아 콩죽·콩장·콩나물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절식(節食)하는 모임인 '삼두회(三豆會)'를 조직했다"고 했다.
해학과 기지가 뛰어났던 백사 이항복의 장수 요인은 유머였다. 정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는 생활 태도는 면역기능을 강화시킨다"고 했다. 그는 "백사의 가문이 백사 이래 10명의 정승을 배출하고, 우당(友堂) 이회영 등 독립운동가들을 낳은 명문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낙천적인 집안 분위기가 큰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의원을 능가할 정도로 의학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부모로부터 받은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몸이 아픈 것은 죄악이었기 때문이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는 부모가 병들었을 때 자식이 직접 고치지 못하고 남의 손에 맡기는 것도 불효라고 여겼죠."
정 교수는 "우리 조상들은 자신의 체질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며 건강을 다스렸다"면서 "몸에 좋다면 덮어놓고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현대인들이 조상들의 태도를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했다.
동국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 중인 정 교수는 '식의들이 알려주는 생명의 음식', '조선시대 왕들은 어떻게 병을 고쳤을까' 등 건강 관련 교양서를 꾸준히 써 왔다. 정 교수 자신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이죠. 저는 '사람은 자기의 할 일을 다할 때까지 죽지 않는다'는 리빙스턴의 말을 늘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제 할 일을 찾아 하려고 하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제 양생법인 셈이죠."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건강 10훈 (0) | 2011.02.22 |
---|---|
헬리코박터란... (0) | 2011.02.22 |
채식 시작한지 한달만에 탈모, 피부는 '꺼칠' (0) | 2011.02.11 |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건강을 위한 食습관 10 (0) | 2011.02.11 |
Cholesterol: Top 5 foods to lower your numbers (0) | 2011.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