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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시니어가 되려 끊임없이 도전

인생환승샷 억대 연봉 직장인에서 센 시니어로, 정희선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이달 초 취업한 공장에서 작업하기 전 사진을 찍었다. 전동 지게차를 이용해 자재를 운반, 공급, 정리하는 일이다. 많지 않은 임금이지만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해준 기회에 감사하다. [사진 정희선]

이달 초 취업한 공장에서 작업하기 전 사진을 찍었다. 전동 지게차를 이용해 자재를 운반, 공급, 정리하는 일이다. 많지 않은 임금이지만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해준 기회에 감사하다. [사진 정희선]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신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 말처럼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요즘에 머릿속에서, 가슴 속에서 늘 맴돈다.
 
2008년 3월 11일 IMF 시기에 잃었던 회사를 되찾는 M&A 과정에서 원래 회사 주인과 현재 경영진과의 불협화음으로 회사의 전 중역과 본사의 팀장들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 20년 4개월 동안 다닌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지도 10년이 지났다. 그때 당시를 돌아보면 참으로 아프고,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었지만 슬퍼할 수만은 없었다.
 
2007년 만도에 재직할 때 전사 경영혁신 워크샵을 진행하던 모습이다. [사진 정희선]

2007년 만도에 재직할 때 전사 경영혁신 워크샵을 진행하던 모습이다. [사진 정희선]


1961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경동고등학교와 건국 대학교를 졸업한 후 ㈜만도에 입사를 하여 20년 4개월 동안 Early Bird로서 열정과 도전하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근무를 해 왔는데, 회사가 M&A 되는 과정에 서 2008년 3월 명예퇴직을 하게 되었고, 현재는 ㈜진도 리빙텍에 입사하여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언젠가는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던 우리 땅 국토 종단을 명예퇴직을 계기로 바로 배낭을 꾸려, 지난 2008년 4월 1일 부터 27일 동안 해남 땅끝 마을부터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 도보 여행을 완주하였다. 얼마 전에는 도보여행 카페인‘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에 가입하여 본격적으로 걷기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일본 가고시마부터 동경까지 일본 열도 종단 등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로의 도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늘 꿈꾸고 소망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는 대한민국 의 평범한 사오정 아빠이다.
  
가정의 건사를 위하여 몇 개의 회사에 다녔고,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 보자 하는 마음을 먹고 아내를 설득해 조그만 식당을 열었다. 주방을 맡아 요리하면서 3년 정도 운영하는 중에 아내가 자궁선근종으로 수술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명예퇴직 후 처음 이직한 억대 연봉에 잘 나가는 직장을 관두고 내가 하고 싶은 것 한다고 내 욕심을 낸 것 같아 지금도 아내에게 많이 미안하다.
 
앞으로 인생 2막, 3막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랑과 봉사를 통해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직 독립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하나, 둘씩 일을 벌이기를 시작했다. 덜 쓰고, 덜 먹고, 더 보고, 더 다닌다는 ‘덜덜더더(2덜2더)’의 전략으로 다양한 도전을 시작했다.
 
우선 2008년 회사를 퇴직 후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27일 동안 매일 10시간~11시간 동안 30km 내외를 걸어 종단을 마치고 첫 번째 책을 출간했다.
 
2008년 만도에서 명예퇴직한 후 국토종단 도보여행을 완주했다. 왼쪽 사진은 마지막 도착지인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마중 나온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여행 이후 국토 종단기를 묶어 발간한 책 표지다. [사진 정희선]

2008년 만도에서 명예퇴직한 후 국토종단 도보여행을 완주했다. 왼쪽 사진은 마지막 도착지인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마중 나온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여행 이후 국토 종단기를 묶어 발간한 책 표지다. [사진 정희선]

 
이후 도보 여행가의 꿈을 키우면서 가슴 속에 담아온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 여행을 지난해 실행했다. 발톱이 4개씩이나 빠지는 고통이 따랐지만 즐거웠다. 두 번째 책에 머릿속에, 가슴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느낌을, 감동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현실은 변한 게 없다. 하지만 행복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다.
 
왼쪽 사진은 2017년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여행(800km) 중 마지막 도착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도보여행 후 발간한 책 표지다. [사진 정희선]

왼쪽 사진은 2017년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여행(800km) 중 마지막 도착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도보여행 후 발간한 책 표지다. [사진 정희선]

 
다른 한편으로는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봉사 단체에 가입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군부대를 방문하거나 안산 상록수역 등에서 1주일에 2~3회 이용 봉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외국인과 재외동포 등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 2급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6월부터는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해 1주일에 2~3회 이용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안산 상록수역에서 이용봉사를 하고 있을 때다. [사진 정희선]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해 1주일에 2~3회 이용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안산 상록수역에서 이용봉사를 하고 있을 때다. [사진 정희선]

 
이달 초엔 수원에 있는 회사의 구직 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다. 작업은 전동 지게차를 이용해 자재를 운반, 공급, 정리하는 일이다. 많지 않은 임금이지만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해준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100세 인생에서 환승역 탑승의 기회는 한 번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환승할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다. 지금 공부하는 사회복지사와 이용 봉사 등은 향후에 또 다른 환승역에 탑승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나는 시들지 않는 중년의 꿈을 간직하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위해 열정과 실행으로 주도적인 삶을 사는 액티브 시니어가 될 것이다. 새로운 인생 2막, 새로운 환승역에 탑승을 준비하는 센(SEN, 당당하고: Stately, 신나고: Exciting, 멋지게 사는: Nice) 시니어가 되기로 다시 한번 다짐한다.

[출처: 중앙일보] '센' 시니어가 되려 끊임없이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