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100년새… 여름 37일 길어지고, 겨울 20일 짧아졌다

입력 : 2018.05.09 03:01

여름 시작 6월10일→5월21일로… 끝나는 시기 9월12일→9월29일
당장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나서도 2050년엔 연평균 기온 1.4도 상승
강원도 일부까지 '아열대'로 변해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지난 100년 새 한반도의 여름은 한 달가량 길어진 반면 봄·가을·겨울은 모두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한국이 '최선의 노력'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도 2050년엔 남부지방은 물론 강원도 일부 지역까지 아열대기후(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로 변할 전망이다. 2일 기상청이 분석한 '2050년 한반도'의 모습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여름 길이는 1910년대(1911~1920년) 94일에서 2010년대(2011~2017년) 131일로 37일이나 길어졌다.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는 6월 10일→5월 21일로 앞당겨진 반면 끝나는 시기는 9월 12일→9월 29일까지 늦춰졌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봄의 길이는 5일(73일→68일), 가을은 12일(66일→54일), 겨울은 20일(132일→112일) 짧아졌다. '길어진 여름'은 다른 지역에서도 뚜렷했다. 강원도 강릉(88일→123일), 대구(108일→136일), 목포(107일→124일), 부산(101일→133일) 등이다.

기상청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한국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나서더라도 2050년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1.4도, 2100년엔 1.7도 상승할 전망"이라며 "기후변화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폭염, 열대야 일수 등 '고온(高溫) 관련 극한지수'가 증가하고 한파, 결빙, 서리 일수 등 '저온 관련 극한지수'는 감소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한반도'는 서해안으로는 황해도 서부, 동해안으로는 일부 강원도 지역까지 아열대기후대에 속하게 된다. 내륙 지방에서는 경남과 전남·전북·충남 일부 지역이 아열대기후로 변할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금부터 최대한 기울여도 이 같은 변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의 연도별 계절 길이 변화 그래프

이에 따라 기상청은 "앞으로 쌀 2모작을 하거나 망고·오크라·아티초크 등 아열대 작물을 키우는 농가가 늘어날 것"이라며 "갈색여치·꽃매미 등 아열대기후에 서식하는 새로운 병해충에 저항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다에서는 가자미류·청어·명태·대구류 등 냉수성 어종의 서식처가 감소하고, 갈치·멸치·삼치 등 온수성 어종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기온이 1도 오르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고산 우림지가 절반으로 줄고 희귀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온난화 현상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한국 자체 노력은 물론 국제적인 협력 체제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9/20180509002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