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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간

‘베믈리디’,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의 새로운 강자 될까 간세포 내 약물 전달력 높이는 ‘TAF' 기반해 개발…유효성 및 안전성 확인

최근 만성 B형간염 치료제에 대한 각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경쟁이 뜨겁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길리어드社는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TAF)’라는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 작년 11월 FDA 허가를 받은 후 지난 16일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길리어드社의 B형간염 치료제에 대한 개발 열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길리어드社는 B형간염 약제 개발 분야에서 20년에 가까운 역사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 B형간염치료제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TDF)’를 개발한 제약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지난 24일 서울 PLAZA 호텔에서 ‘베믈리디 런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믈리디의 개발 배경과 의의 및 주요 임상연구 데이터를 소개했다.


‘베믈리디’가 다른 치료제와 차별화 된 점은?


▲ 길리어드社의 베믈리디

베믈리디는 길리어드社가 개발한 세 번째 B형간염 치료제이다. 길리어드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칠 때마다 안전성 및 유효성을 개선했던 경험을 살려 TAF(Tenofovir alafenamide)라는 물질을 개발했다.

기존의 자사치료제인 비리어드가 TDF 성분임을 감안할 때, 베믈리디는 TAF를 기반으로 개발된 약이라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그렇다면 TDF와 TAF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TDF에 기반을 둔 비리어드의 장점은 반감기가 상당히 길어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다. 또한 효과적으로 세포 장벽을 통과해 테노포비르가 전달된다. 하지만 단점은 약제가 혈류 속으로 흡수되면 빠른 속도로 분해될 뿐 아니라 약 성분의 90% 가량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세포 안에서 분해가 더욱 잘 이루어지는 전구약물을 만든다면 불필요하게 전신에 순환하는 테노포비르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테노포비르가 신장에도 덜 도달하게 돼 신장 손상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물질이 바로 TAF이다. TAF는 혈류 내에서는 오랜 시간 안정적이고,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빠르게 분해된다. 다시 말해 세포 내 활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약물의 혈장 내 분해 시간으로 비교해 보자면, TDF의 경우 0.41초 만에 분해되지만 TAF의 경우 90분 동안 분해된다.

길리어드社의 William A. Lee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약 성분을 바로 세포내로 전달해서 효과를 나타내는, 제대로 된 표적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이러한 표적치료의 대표적인 예가 TAF“라고 강조했다.


‘베믈리디’의 효과는?

TAF가 ‘베믈리디’ 개발에만 이용된 것은 아니다. TAF가 세포 내로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표적치료제’의 특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길리어드社는 HIV 치료제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길리어드社는 림프구로 TAF를 전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개 모델을 대상으로 PBMC(Peripheral Blood Mononuclear Cell, 말초혈액단핵구)를 통해 TAF가 어느 정도의 전달력을 갖는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개에서는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분해됐다. 또한 TDF와 비교해 림프구 속에 들어있는 테노포비르 양이 70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는 TAF가 TDF보다 림프구에 활성성분을 훨씬 잘 전달했다는 것을 뜻한다.

베믈리디는 25mg만 사용해도 비리어드 300mg과 맞먹는 효과를 나타낸다. ▲ 베믈리디는 25mg만 사용해도 비리어드 300mg과 맞먹는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베믈리디는 25mg만 사용해도 비리어드 300mg과 맞먹는 효과를 나타낸다. TAF의 특성상 적은 양을 투약하고도 긴세포 내로 흡수되는 활성성분은 더 많기 때문이다. 비리어드는 300mg을 투여해도 간세포 내로 흡수되는 양은 제한적이다.

베믈리디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시험에서도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의 10분의 1 크기로 충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입증했다.

108 임상시험과 110 임상시험 결과▲ 108 임상시험과 110 임상시험 결과

108 임상시험에서 비리어드 대비 10분의 1 용량의 베믈리디를 8년에 걸쳐 실험군에 투여한 결과, 베믈리디 투여군의 94%와 비리어드 투여군의 93%가 바이러스 억제에 도달했다. 110 임상시험에서도 베믈리디 투여군의 64%와 비리어드 투여군의 67%가 바이러스 억제에 도달했다.

용량이 작아졌으니 제품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환자들은 복용 편의성을 높인 약을 복용할 수 있다는 게 길리어드社의 설명이다.


부작용은 없을까?

혈장 내 테노포비르 농도를 낮춘다는 것은 약물의 전신적인 노출을 줄였다는 뜻과 같다. 여기서 부작용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약물이 전신적으로 노출되면 테노포비르가 신세뇨관까지 도달해 신손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베믈리디를 사용하면 혈청 내 약물 농도가 낮게 유지될 뿐 아니라 대부분이 바로 간세포로 전달돼 결과적으로 신세뇨관에는 소량만이 영향을 미치게 돼 신손상과 골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TAF와 TDF 투약군에서의 GFR 감소 비교▲ TAF와 TDF 투약군에서의 GFR 감소 비교

길리어드社는 48주간 서로 다른 집단에 각각 TAF와 TDF를 투여하고 GFR(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TAF는 -0.6으로 감소율이 낮았고, TDF는 -4.7로 감소율이 높았다. 기간을 96주까지 연장한 실험에도 TAF -1.2, TDF -4.8로 TAF가 우세한 수치를 나타냈다.

골밀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길리어드社가 48주 동안 검사를 진행한 결과 TAF군이 고관절 및 척추 골밀도 감소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척추 골밀도는 TAF군에서 기저선 대비 0.6% 감소했고, TDF군은 2.4% 감소했다. 고관절 골밀도는 TAF군에서 기저선 대비 0.2% 감소했고, TDF군은 1.9% 감소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경우 이미 골밀도와 관련한 질환을 동반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길리어드社가 간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ALT를 얼마나 정상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 결과, TAF 그룹에서 ALT 정상화 비중이 더 높았다.

이 같은 향상된 안전성에 따라 베믈리디는 경증, 중등증 또는 중증 신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질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투석환자와 같은 말기 신 장애 환자(크레아티닌 청소율 추정치 15mL/min 미만) 또는 비대상성 간장애(Child Pugh B, C) 환자에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임산부나 수유부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는 없기 때문에 이들의 약품 복용은 주치의의 판단이 필수적이며, 18세 미만 소아에게는 약물 사용이 승인돼있지 않다. 65세 이상의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데이터 또한 많지 않아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William 부사장은 “약은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합성돼야 한다. 그래야 약을 상용화 했을 때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다량의 약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효과적인 생화합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Wiliam 부사장은 “길리어드는 단순히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 아닌 질병의 완치를 위한 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형간염 분야에서도 완치를 이루는 데에 도움을 주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