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09 19:09
한농대 졸업생들 '상종가'

“중학생 때부터 ‘프로 농사꾼’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서울대에서도 배우지 못할 현장 실습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간 1200t의 토마토를 생산해 내는 허정수(28) 하랑영농조합법인 대표는 2010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농수산대학(이하 한농대) 채소학과에 입학했다. 허 대표 스스로도 어려서부터 농사꾼이 되고 싶었고, 장미 농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도 한농대 입학을 권유했다. 다른 일반 대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며 학점이나 영어 등 스펙을 쌓고 있을 때 그는 네덜란드로 갔다. 이 대학은 모든 학생이 2학년이 되면 국내 또는 해외에서 장기 현장 실습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허 대표는 “10개월간 네덜란드 농장에서 선진 기술을 눈여겨봤던 것이 실제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문을 연 한농대는 지금까지 허 대표 같은 ‘프로 농사꾼’을 4041명 배출했다. 이 가운데 약 80%인 3251명은 아직도 농수산업에 종사한다. 한농대는 졸업 후 6년간 농수산업에 의무적으로 종사할 경우 학비를 면제해 준다.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6년의 의무 기간에 있는 농수산업 종사자 1896명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2015년 기준)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대학을 나오지 않은 일반 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3722만원 수준이다.

3년제인 한농대는 중소가축학과, 축산학과, 수산양식학과, 대가축학과, 식량작물학과, 화훼학과, 과수학과, 채소학과, 특용작물학과 등의 전공이 있다. 1, 3학년 때는 농수산업과 관련한 이론을 배우고 2학년 때는 오로지 실습만 한다. 이론 수업도 실습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2014년 수산양식학과를 졸업한 문범석(23) 한려영어조합법인 이사는 졸업 후 사업을 벌이자마자 실패를 맛봤다. 60만㎡ 규모의 양식장에서 홍합과 굴을 생산하는 문 이사는 강한 바람과 물결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바람에 홍합, 굴을 바다로 많이 떠내려 보냈다. 그렇지만 대학 생활 때 배운 게 도움이 됐다. 굴을 크기에 따라 부력(浮力)을 유지하도록 하는 이론 등을 활용해 바로 잡았고 지금은 매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문 이사가 일하는 법인의 상시 직원은 15명이고 작업 인원도 80여명에 달한다. 2004년 채소학과를 졸업한 유화성(34) 부용농산 대표도 철저하게 시장 분석을 해 마와 우엉을 분말 세트, 건강 음료 등으로 가공해 팔면서 2015년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한 체험 프 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농대 졸업생들의 성과가 소문나기 시작하면서 입학하려는 지원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대학은 현재 470명이 정원이지만 2018학년도에는 5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학 김남수 총장은 “20~30대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힘들어하지만 농수산업이 블루오션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9/20170309029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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