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2억5000만년 전 페름기 대멸종의 원인은 시베리아 화산 분출이다. 지도에 표시된 부분이 용암이 쌓인 곳이다. |
고생대에서 중생대로 넘어가며 사상 최대 규모의 생명체 멸종이 일어났다. 약 2억5000만년 전 페름기 말에 종의 80~95%가 사라졌다. 지층에 화석이 없다. 페름기 대멸종은 지구가 본 5대 멸종 중 최대 규모다. 널리 알려진 멸종은 공룡이 사라진 중생대 백악기 말 멸종. 그때는 지구상 종의 50%가 죽었다.
페름기 대멸종은 탄소가 가져온 재앙이었다는 게 많은 학자들의 주장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받는 이산화탄소는 동물이 호흡하거나 탄소가 타면서 생긴다. 페름기 대멸종의 원인과 관련, 지난해 10월 영국 리즈대학의 폴 위그널 교수 등이 극단적인 지구온난화가 당시 진행됐다고 발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페름기 이후 열대의 온도가 지상은 50~60도, 해수 표면은 40도였다. 지구온난화로 대멸종이 일어났고, 극단적 환경으로 인해 이후 수백만 년 동안 생물이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식물의 광합성은 35도부터 멈추기 시작하고 40도가 넘으면 식물은 죽기 시작한다. 폴 위그널 교수 등 연구진은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페름기 말 대멸종과 지구온난화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왔지만, 생명의 멸종과 이후 1억년 동안 생명의 다양성이 회복되지 못한 게 극단적 고온 때문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해수 표면 온도가 30도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페름기 말 지구온난화를 가져온 원인으로는 시베리아 화산 분출설이 유력하다. 시베리아 중앙에 있는 도시 노릴스크 동남부에서 2억5100만년 전 페름기 말기, 엄청난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 100만년 가까이 계속해서 용암이 분출되며, 러시아 동부 390만㎢를 400~3000m 깊이로 뒤덮어버렸다. 오늘날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이라고 알려진 이 지역은 넓이가 유럽연합과 비슷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니켈 광산이 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용암지대 자연보호구역도 있다.
장기간에 걸친 시베리아 용암 분출이 재앙적 환경 파괴를 초래했다. 폴 위그널 교수(리즈대학)와, 토니 핼럼 교수(영국 버밍엄대학)는 1997년 시베리아 용암 분출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기온이 극적으로 올라간 증거가 산소동위원소, 퇴적물, 식물화석 기록에서 나온다는 것. 예를 들어 고(古)기온계로 사용하는 산소동위원소비 δ18O에서 6000율 정도의 하락이 있었는데, 이는 6도 정도의 기온 상승에 해당한다.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기온 상승보다는 낮은 기온 변화다.
페름기 말 대재앙은 결국 대규모 용암 분출 때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가 주범이었다. 이산화황, 염소도 같이 작용했다. 처음에 분출된 대량의 기체들은 지구가 흡수했다. 단기간의 교란은 정상적 되먹임 과정을 통해 제자리를 찾았다. 지구는 일정한 정도의 자체 교정 능력이 있다. 안타깝게도 용암 분출은 쉬지 않았다. 결국 추운 극지방이 따뜻해지고 얼었던 툰트라가 녹았다. 그래도 학자들은 화산 분출 때 나온 이산화탄소만으로는 대멸종까지 끌고 가기에 이산화탄소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학자들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추가적으로 공급한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2001년 새로운 탄소원이 확인되었다. 이른바 메탄 트림이었다. 극지 바닷속에는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기체인 메탄을 가둔 형태의 기체 수화물이 있다. 세계적으로 기체 수화물이 가둬 두고 있는 탄소량은 최소한 10조t으로, 이는 지구상의 모든 화석연료에 함유된 탄소량의 두 배에 이르는 양이다. 페름기 말 탄소 동위원소 곡선이 4000~5000분율 떨어진 건, 세계 총 탄소 보유량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걸 말한다. 막대한 양의 C¹²가 바다로 유입되었던 것이다.(‘대멸종;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마이클 J. 벤턴·2003).
결국 툰드라 해빙 과정은 극지 해양 곳곳에 있는 냉동 상태의 기체수화물 저장고까지 영향을 미쳤다. 대기에 탄소가 추가적으로 유입되면서 대기 기온은 더욱 올라갔다. 기온 상승은 더 많은 기체수화물 저장고를 녹였다. 탄소를 갖고 있던 막대한 양의 메탄이 거대한 거품을 일으키며 해수면으로 올라와 터졌다. 이 과정은 반복, 확대됐다. 자연체계는 작동할 수 없었다. 물리적 세계와 생태계 사이의 모든 정상적 상호작용이 무너졌다. 지구온난화, 냉각화, 육지의 토양과 식물의 유실, 대규모 산소부족 현상이 있어났다. 결과는 생물의 대멸종이라는 비극이었다.
중국 남부 저장성(浙江省) 후저우(湖州)시 창싱(長興)현 메이샨(煤山)진의 채석장에서 발견된 메이샨 단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층이다. 두께가 50m로, 페름기가 끝나고 트라이아스기가 시작되는 국제표준 단면으로 2000년에 채택됐다. 메이샨 단면을 포함해 열대에서 극지방까지 많은 지역에서 페름기 후반부의 화석이 풍부한 석회암·이암·사암이, 화석이 극히 적은 단조로운 흑색이암으로 바뀐다. 무(無)산소화가 진행됐다. 변화의 규모가 대단히 크고 널리 미쳤기 때문에 ‘초(超)무산소화’라고도 불린다. 메이샨 단면은 25, 26번 지층이 이암층이고, 27번 지층은 17㎝ 두께의 석회암층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페름기의 완족동물 화석이 드물게 나타나고, 그러다가 아예 사라져버린다. 화석이 없는 이 공간은 27번층 아래에서 5㎝쯤이고 이곳이 페름기와 트라이아스기 경계층이다.
페름기가 끝나고 트라이아스기 초의 지구는 불모지대였다. 얼마 안 되는 생존 동식물이 마주친 세상은 텅 비어 있는 괴상한 세상이었다. 생명의 다양성이 회복되는 데 1억년이 필요했다.
우리가 사는 지금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페름기 대멸종의 원인이 자연이라면, 지금 진행되는 위기의 원인 제공자는 인간이다. 지구생태계를 뒤흔들 정도로 존재감이 커진 인간이 스스로를 재앙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2억5000만년 전 재앙이나 지금이나 같은 점은 이산화탄소의 과량 생산이 원인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발견이 고대의 대량멸종에 대해 오랫동안 해왔던 가정들을 뒤흔들다
on[사이언스 데일리] 지질학자 팀이 2억 5천만 년 전에 일어났던 대량멸종 사건인 ‘거대한 죽음’ 과 관련하여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델에 도전하는 새로운 발견을 보고했다.
(2015년 11월 2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텍사스 대학 댈러스
남아프리카의 카루 분지에서 수집한 증거가 2억 5천만 년 전에 일어나 지구의 바다에 살던 생물 90 퍼센트와 땅 위에 살던 동물 종 70 퍼센트 이상을 쓸어버린 대량 멸종 사건에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11월 4일 미국지질학회의 연례회의에서 발표하고 학술지 ‘지질학 (Geology)’ 의 10월호에 출판된 연구에서 텍사스 대학 댈러스의 지질학자 및 그의 동료들은 “거대한 죽음”, 그리고 이것이 육상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와 관련하여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델에 도전하는 새로운 발견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사건은 페름기가 끝날 무렵 일어났다.
새로운 증거는 대량멸종이 기록되어있다고 알려진 암석층 내부의 화산재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 화산재가 들어있는 퇴적층의 연대를 측정하여 연구자들은 수십 년 동안 지질학계에서 가정해왔던 것처럼 이 멸종이 거의 동시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두 단계에 — 하나는 땅 위에서 다른 하나는 바다에서 — 걸쳐 일어났으며 그 단계 사이에는 최소한 1백만 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껍질을 가진 화석과 해양 암석층의 화산재층으로부터 얻은 이전의 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해양 종들의 멸종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약 2억 5190만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과학자들 사이에 동의가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육상에서의 멸종 시기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지구과학과의 학과장이자 교수로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존 가이스만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페름기가 끝나고 트라이아스기가 시작되는 경계면의 식물 및 동물 화석의 위아래로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화산퇴적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육상 척추동물의 멸종이 실제 시기적으로 해양 생물들의 멸종과 일치하는지에 대해서 과학계에서 어느 정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가이스만의 말이다. “하지만 많은 수의 연구자들이 육상 동물의 멸종이 바다에서의 멸종과 대략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고 묵시적으로 가정해왔습니다.”
가이스만은 ‘지질학’ 에 실린 논문의 주저자이자 메인에 위치한 콜비 칼리지의 위플-코딩턴 지질학 교수인 로버트 가스탈도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의 일원이다. 가스탈도와 동료들은 10 년 이상 남아프리카 남부의 카루 분지에서 노출된 암석층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 지역은 페름기 말에 주요 파충류 및 양서류 종들이 사라지고 트라이아스기에 완전히 다른 종들이 다시 나타나는 시기의 종들로 해석되는 화석들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암석층은 과학자들이 전지구적 멸종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론하는 곳을 가로지르고 있다.
가이스만은 가스탈도의 카루 분지 연구팀에 4 년 전쯤 합류했다. 고지자기의 전문가로 가이스만은 지자기극성 층서를 이용해 고대 암석층의 연대를 알아내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지구의 자기장 극성이 암석층 내에 보존된 것을 조사해야 한다. 2년 전, 동료와 함께 카루 분지의 올드루츠버그 패스 지역의 작은 협곡을 지나던 가이스만은 암석에서 눈에 익은 특징이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곳에서는 계곡이 있을 경우 그 계곡의 지표면에 노출된 것은 뭐든지 그대로 보존됩니다. 이상적인 상황이지요.” 가이스만의 말이다. “소협곡을 걸어올라가던 도중에 제가 미국 서부에서 텍사스 대학 댈러스의 학생들에게 야외지질학 수업을 하면서 보았지만 이곳에서는 본 적이 없던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화석화된 화산재층이었습니다.”
이 발견은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했다. 화산재층에서 발견되는 것 중 하나는 저어콘 결정으로, 저어콘 속에 함유된 우라늄 동위원소의 붕괴율을 조사하면 지질학적인 연대측정을 할 수 있다. 두번째로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 화산재층은 육상 동물들의 멸종이 일어났던 것으로 생각되는 암석층과 가까운 위치에서 발견된, 연대측정이 가능한 최초의 증거였다.
암석화된 화산재층은 멸종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곳보다 60 미터 아래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것은 멸종보다 더 일찍 일어난 화산분출에서 이 화산재층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질학에서 암석층의 두께는 시간과 동일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의 층들이 수천 년에 몇 미터 정도의 속도로 쌓이고, 이 지역에서의 퇴적속도를 감안하면 그 60미터의 지층은 약 20만년에서 30만 년 정도의 시간으로 해석된다고 가이스만은 말한다.
연구팀은 화산재층의 연대를 2억 5350만 년으로 측정했다. 따라서,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기에서 20만 년 — 혹은 60미터 — 을 더해 육상에서 멸종이 일어났던 것은 2억 5330 만 년 전이 된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바다에서의 페름기 말 멸종의 추정 시기보다 150만 년 정도 더 이른 시기에 육상 척추동물의 멸종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이스만의 말이다.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1백만 년 정도 차이가 있는 것인데, 그 경우라 하더라도 이 결과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큰 멸종 사건에 대해 오랫동안 받아들여지던 가정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가이스만이 조사한 카루 분지 암석 표본의 지자기 극성 분포 역시 연구팀의 결론을 뒷받침한다. 가이스만은 카루 분지에서의 추가 연구를 위해 1월에 동료들과 합류할 예정이다.
“뭐든지 도전할 마음가짐을 가진 동료들이 모인 훌륭한 그룹과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가이스만의 말이다. “훨씬 더 최근의 암석층인 미국 서부에서 보았던 것을 남아프리카의 협곡을 걷다가 발견하고 연대측정을 하면 결과가 잘 나오리라는 생각에 연대측정을 하고 실제로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을 보는 일은 무척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연구에서 얻는 만족감은 어느 정도 우연히 무언가를 찾아내는 데서 오는 것이죠. 할 수 있는 한 많은 부동산을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Robert A. Gastaldo, Sandra L. Kamo, Johann Neveling, John W. Geissman, Marion Bamford, Cindy V. Looy. Is the vertebrate-defined Permian-Triassic boundary in the Karoo Basin, South Africa, the terrestrial expression of the end-Permian marine event? Geology, 2015; 43 (10): 939 DOI: 10.1130/G3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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