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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울외곽순환고속道 북부구간 통행료 너무 비싸다”

일산~퇴계원 36.3km 민자로 건설… 남부구간에 비해 2.6배 과다 책정
지역투자 활성화 위해 요금 내려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의 길이는 127.7km.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 지역의 외곽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도시순환 고속도로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송파∼퇴계원∼의정부∼고양∼인천 계양∼시흥∼안양을 거쳐 다시 판교로 순환하는 노선이다.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1988년 2월 착공해 2007년 12월 전 구간 개통됐다.

외곽순환도로는 한 노선이지만 구간에 따라 운영 주체가 다르다. 정부가 직접 투자한 남부구간(91.4km)은 한국도로공사가, 북부구간(36.3km·일산∼퇴계원)은 1조5000억 원을 투자한 민자회사 ㈜서울고속도로가 맡아 운영한다.

문제는 민자회사가 관리하는 북부구간이 남부구간에 비해 통행료가 비싼 점이다. 남부구간 통행료는 km당 평균 50원이지만 북부구간은 132원으로 2.6배나 비싸다. 남부구간의 길이가 북부의 2.5배에 이르지만 4600원이면 통행이 가능한 반면 북부구간은 4800원을 내야 한다.

본선의 양주·불암 나들목에서는 각각 3000원, 1800원을 징수하고 있다. 지선요금소인 고양 나들목(1000원) 통일로(1100원) 송추(1400원) 별내 나들목(1400원)에서도 통행료를 받는다. 남부구간의 김포(900원) 시흥(900원) 청계(1000원) 성남(1000원) 통행료보다 최대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또 출퇴근 시간이나 야간에 남쪽은 최대 50%를 깎아주지만 북쪽은 이런 혜택도 없다.

경기 북부의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개통 직후부터 통행료 차별 해소를 주장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경기 지역 지자체 15곳이 공동대책협의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범시민 서명운동에는 300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외곽 북부 민자구간 통행료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경기도 역시 통행료 체계 조정 방안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

2008년 5월 개통한 민자도로인 일산대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고양시 법곳동∼김포시 걸포동의 1.84km 구간을 지나는데 통행료가 1200원이다. km당 652원으로 외곽순환도로 남부구간보다 13배나 비싸다.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이어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경기도는 현행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을 바꿔 통행료를 낮추려 했지만 민간사업자인 일산대교㈜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무산됐다. 최성 고양시장은 “사업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통행료가 과다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물류비 절감과 대규모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통행료 인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