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19 03:04
[세계 증시도 강타…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美금리인상, 원자재 시장 강타… 중동4개국·멕시코도 금리 올려
일본 닛케이지수 1.9% 내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지난 16일(이하 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그 여파가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번지고 있다.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국가들이 재빨리 뒤따라 금리를 올렸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에너지 관련 업종의 주가도 급락했다.
금리 인상 다음 날인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57달러(1.6%) 하락한 34.95달러에 거래돼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0.33달러 떨어진 37.06달러에, 두바이유는 1.38달러 하락한 32.86달러에 마감돼 각각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로 원자재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1.4% 떨어진 구리를 비롯해 아연·백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하락했다. 22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17일 76.6으로 올 초 대비 27%나 떨어졌다. 국제 금값은 전날 대비 27.2달러(2.49%) 급락한 온스당 1049.6달러로, 2009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유와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돼 달러 가치가 오르면 표시 가격이 떨어지고, 국제 투자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서 달러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진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에 직면한 산유국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본이 빠져나갈 조짐이 큰 신흥국들은 즉각 금리를 올렸다.
17일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4개국과 홍콩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데 이어, 멕시코와 칠레 등도 뒤따라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 올 들어 잇따라 금리를 인하했던 노르웨이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미국 금리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내년 세계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파장은 18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상에 이어 원유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17일(현지 시각) 뉴욕 다우지수는 1.43% 떨어진 1만7495.84를 기록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5%, 1.35% 떨어졌다. 특히 에너지 관련 업체 마라톤오일과 윌리엄스코스 주가가 7~8%대 급락하는 등 에너지 업종이 2.5% 떨어졌다.
18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 닛케이지수가 1.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홍콩·대만 증시가 일제히 0~1%대 하락했다. 코스피도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나흘 만에 0.13% 하락하며 1975.32로 마감했다. 18일 밤 11시 30분 현재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약 0.3%, 프랑스 CAC 4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1% 가량 떨어졌다.
다만 국내 채권 시장은 큰 동요가 없었다. 미국 금리 인상에도 국내 채권 금리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3%포인트 하락한 1.693%에 장을 마감했다. 1년물은 0.013%포인트 떨어진 1.625%, 5년물은 0.046%포인트 하락한 1.853%로 마감됐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이 예견돼 있던 만큼 당장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연말부터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과 일본은 미국 금리 인상에도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은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간 80조엔대(약 780조원) 규모의 금융 완화책을 유지하면서 추가 조치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국채 보유분의 평균 만기(7~10년)를 내년부터 7∼12년으로 늘리고, 연간 3조엔(약 29조원) 규모로 유지해온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내년 4월부터 3000억엔(약 2조9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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