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유가로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증시에서도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와 조선, 화학, 반도체 등의 주가가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중국 증시 급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속에서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주요 수출주들은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유가 하락과 중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경기침체 심화,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가 많아 수출이 다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車·조선·IT 약세…저유가 쇼크·신흥국 경기침체 직격탄
- ▲ 올해 들어 주요 수출업체들의 주가 등락률/진상훈 기자
수출기업 중 가장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업종은 자동차다. 2015년 12월 30일 14만9000원을 기록했던 현대자동차 (133,500원▲ 1,000 0.75%)주가는 2016년 2월 1일 13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감, 올해 들어 주가가 11.1% 하락했다. 기아자동차 (44,450원▲ 750 1.72%)도 같은 기간 15.4% 내렸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전년대비 10.3% 감소한 16만1210대, 브라질에서는 5.7% 줄어든 17만5500대를 각각 판매하는데 그쳤다. 중국 시장 판매량도 103만7093대로 전년대비 7% 감소했다.
조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4,270원▲ 60 1.43%)은 올해 들어 주가가 19% 하락했고 삼성중공업 (10,500원▲ 250 2.44%)도 4.1% 떨어졌다. 조선업종의 경우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돼 상선 부문이 계속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해양플랜트 부문도 저유가로 수주가 끊기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해양플랜트 사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선을 웃돌아야 신규 수주가 발생하지만, 최근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 초반에 머물고 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돼 플랜트 수주가 급감할 것”이라며 “올해 3분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인도가 시작되는 삼성중공업 등은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T(정보기술) 분야에서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많았다. 삼성전자 (1,164,000원▲ 8,000 0.69%)의 경우 주력 수출제품이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저가제품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실적 악화 우려로 올해 들어 주가가 7.7% 하락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선통신기기 제조사들의 수출은 21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SK하이닉스 (28,100원▲ 0 0.00%)와 LG디스플레이 (21,500원▲ 100 0.47%)도 각각 7.6%, 8.1% 하락했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주요 수출주들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기계 업종의 두산인프라코어 (3,970원▲ 125 3.25%)는 올해 들어 13.8% 하락했고 화학 업종인 LG화학 (301,000원▼ 1,000 -0.33%)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함께 최근 중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지원정책이 변경돼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늘면서 12% 떨어졌다. 철강주인 현대제철 (50,400원▲ 1,400 2.86%)도 3.2%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은 36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줄었다. 이는 2009년 8월 이후 6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 저유가·中 금융시장 불안·美 금리 인상…‘3대 악재’에 올해도 수출 부진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돼 주요 수출주들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 국제유가가 계속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 중동과 신흥국들의 소비가 감소하고 한국 수출제품의 단가인하 압력도 커져 수출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의 셰일오일 채굴 현장/불룸버그
금융시장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유가가 계속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물 경우 중동을 비롯해 러시아, 중남미 등 주요 신흥국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이 심화돼 수출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 한국 제품들의 수출 단가도 떨어져 수출 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지난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6% 급락하며 배럴당 3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지역인 중국의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위안화 약세와 외국인 투자 이탈 등으로 약세를 보이며 20% 하락했다. 만약 중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소비여력이 급감할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역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각 국이 잇따라 경기부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요 신흥국에서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데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과 신흥국들의 경기불안,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 장기적인 요인들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환율 정책을 동원해야 하지만, 이에 필요한 개방형 금리인하 정책은 한국은행이 거부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신흥국 경제도 살아나 수출이 회복될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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