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용

[단독] 한국SC銀, 1000여명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글로벌 구조조정 여파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연봉 1억원 이상의 직원을 중심으로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박종복 한국SC은행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한국SC은행 본점에서 전(全)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인원 감축 목표는 약 1000명으로 전체 직원(5182명)의 20%에 달한다. 명예 퇴직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6억원의 퇴직금과 함께 학자금, 창업지원금, 실업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SC은행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는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지난 3일 3분기(7~9월) 실적 발표 당시 2018년까지 총 1만50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구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 내 리테일(소매) 금융 부문의 구조조정은 SC그룹 경영 목표의 우선 순위 과제다. SC그룹 내 자산 비중이 큰 한국도 대규모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본사의 판단이다. 

한국SC은행은 지난달 임금피크제 협상 타결을 계기로 노동조합의 요청에 따라 임금피크제 편입 대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예년 수준의 명예 퇴직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해왔으나, 1만5000명의 인원감축을 예고한 본사 방침에 따라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인사 방침을 급선회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원하는 직원이 적지 않지만, 인원 감축 과정에서 일부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SC은행은 최근 3년 동안 100여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해 국내에 남아있는 영업점 수는 현재 270개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고객을 찾아가 예금·대출·카드발급 등의 업무를 보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확대하면서 영업점 축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한국SC은행의 설명이다. 한국SC은행은 신세계와 제휴를 통해 8월부터 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미니점포인 ’스마트뱅킹유닛(SBU)‘을 출점하고 있다. SBU는 2~3명만 상주하며 태블릿PC로 업무를 보는 점포다. 

한국SC은행은 올해 3분기(7~9월)에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80억원가량이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64%, 총자산이익률(ROA)은 0.08%였다. 

앞서 SC그룹은 윈터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2015년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 내 사업 규모를 지금보다 더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