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30 09:00
우리나라가 악명을 떨치고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만성B형간염이다. 요즘 같이 의료기술이 발달해 있고, 우리나라 역시 사회·경제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발전해 있음에도 '만성B형간염 환자가 많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하면 다들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유병률 3~4%로 한국 인구 중 약 200만여 명이 바이러스 보유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바이러스 보유자 역시 200만여 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구가 한국의 6배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놀랄 수밖에 없는 수치이다.
다행히 만성B형간염 백신 접종이 전국민에게 이뤄지면서 우리의 후대에는 만성B형간염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수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던 중년 세대 이상은 보균률이 심각하다. 2008년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10세 이상의 B형 간염 s항원 양성률은 전체 3.0%이나 40대 이상에서는 남자 6.2%, 여자 4.4%로 남녀 모두 B형 간염s항원 양성률이 높게 나타났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꼭 당부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이다. 심각해 지기 전 까지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에 한번씩 정기 검진을 받아 간의 상태를 잘 모니터링 해야 한다. 특히, 만성 B형간염의 중요 지표 중 하나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이러스 DNA 농도이다. 혈중 바이러스 DNA 농도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수치를 파악하여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둘째, 치료하면 간암으로의 진행을 크게 줄일 수 있으나 아직 이를 잘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 B형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섬유화’현상 때문이다. 간 섬유화는 간 조직이 섬유화되어 딱딱해 지는 것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간 섬유화가 무서운 이유는 단지 합병증 때문만이 아니다. 간섬유화는 간암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변증이 되고 결국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B형 간염의 치료목표는 바이러스를 억제하여 간 섬유화를 막도록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 출시된 치료제 중에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통해 섬유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이미 진행된 섬유화를 되돌리기 까지 한다는 임상자료를 가진 것도 있다. 환자는 꾸준한 치료를 통해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의료진과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길 권한다.
셋째, 복용방법이 조금 까다롭더라도 약을 거르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꾸준한 약 복용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의 경우 공복상태에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음식과 함께 복용할 경우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사회생활을 하는 등 환자 상황에 따라 꾸준한 약 복용의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은 자칫 간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공복여부에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약들도 있으므로,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B형 간염 바이러스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고 싶다. 심지어 현재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환자를 볼 때면 의료진 입장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B형 간염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욱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치료한다는 능동적인 자세를 환자 스스로 갖기를 희망한다.
기고자=이상욱 고신대복음병원장
'건강 > 건강-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성 암' 간암이 순해지고 있다 (0) | 2013.11.28 |
---|---|
내성 안 생기는 만성 B형간염 치료제 (0) | 2013.11.28 |
간癌 부르는 B형 간염… 평생 관리만이 답이다 (0) | 2013.05.29 |
우두 바이러스 10억개 맞은 60代 癌환자, 암세포가 사라졌다는데 (0) | 2013.05.26 |
비리어드 정당 5285원..."가격경쟁력 갖췄다" 12월1일 출시...바라크루드와 593원 차이 (0) | 2013.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