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18 15:38 | 수정 : 2013.08.18 15:41
- 2011년 9월 23일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공포가 증시와 외환시장을 덮치면서 코스피지수가 5.73% 떨어져 17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대우증권 트레이딩 센터 모습./조선일보DB
이에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구조조정의 칼끝이 자신을 향해옴에 따라 ‘공부하러’ ‘쉬러’ ‘회사를 차리려고’ 등등의 이유로 그만두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러스투자증권의 경우,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25명이었던 애널리스트가 이달 현재 7명만 남았다. 2008년 38세에 ‘최연소 리서치센터장’이 돼 화제를 모았던 황상연 전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만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문사를 차려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1999년쯤부터 주가가 급등하고 벤처 투자 붐이 일면서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고공행진을 했다. 매년 애널리스트의 연봉이 2~3배로 올랐고, A급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2억원에 달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 증시가 달아올랐던 2007년에는 A급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7억원까지 치솟았다. 1993년 32개였던 증권사 수가 2001년 64개로 늘면서 애널리스트 영입 경쟁이 불붙었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정반대가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0년 말 1575명이던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 현재 1421명으로 154명이 줄었다. 10% 정도 감소한 것이다. 이는 증권사 수익이 형편없이 준 탓이 크다. 최근 발표된 증권사 4~6월 영업실적은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을 올린 증권사는 10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회사의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90% 정도 줄었다.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회사별로 15∼20%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별로는 50% 정도 줄어든 경우도 있다. 반면 업무량은 늘었다. 한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 설명회 횟수가 3년 전 연간 2000여 회에서 지난해 4600여 회로 뛰었다.
아예 해당 기업 담당자와 펀드매니저를 연결해주는 ‘메신저’ 역할만 하는 경우도 늘었다.
애널리스트 A씨는 “과거에는 펀드매니저와 기업 담당자를 소개해주면 같이 어울렸지만 요즘은 펀드매니저가 해당 기업 정보를 ‘독점’하고 정작 애널리스트는 ‘메신저’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가 영업에 더 치중하다 보니 ‘애널커(애널리스트+브로커(영업맨))’, ‘브로키스트(브로커+애널리스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증권사 경영진의 눈총을 받기 싫어서, 기업 사정이 안 좋아도 “매수하라”고만 할 뿐 “매도하라”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한 증권사 경영담당 임원은 “애널리스트가 국내 주식만 분석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돈이 되는 투자 대상을 모두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팔고 구글 사라’는 식의 리포트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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