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전환한 이후 첫 공개모집, 석사만 162명 지원
"이만한 직장이 없는 것 같아요" - 서울대 졸업생 지원자 93명에
연·고대 졸업생 더하면 338명… 대기업·금융사 직원까지 응시
연봉은 적지만 정년 보장, 휴가 年21일·사학연금 혜택도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울대 9급 교직원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의 스펙(학점·영어점수·경력 등)이다. 올해 국립대학법인이 된 서울대는 지난 11월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처럼 9급 교직원을 뽑으면서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공무원 9급과 동일한 수준인 2000만원 초반대의 연봉을 받고,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는 조건이다. 다만 60세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후 사학연금을 받지만 연봉은 일반 사립대 교직원의 70%,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원자 면면을 놓고 봤을 때는 삼성전자, 현대차가 안 부럽다"고 말했다.
교직원 9급 42명 모집에 지원자 수는 총 2576명, 그중 서울대 출신만 93명이다. 연세대(122명)·고려대(123명)를 합쳐 소위 'SKY'라 불리는 학교 출신 지원자만 338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13.1% 수준이다.
대기업 출신 지원자도 있었다. 30대 대기업 출신 지원자는 119명으로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 은행·금융권에 다니고 있는 지원자도 있었다. 전체 지원자 중 162명은 석사학위 소지자였다. 한 대기업 출신 지원자는 "지금 다니는 직장보다 연봉은 훨씬 적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이고, 이만한 직장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공인노무사나 세무사 자격증을 가진 지원자도 있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과거 서울대가 국립대였을 때 수시로 모집하던 기성회직의 경우 간혹 연고대 출신은 몇 명씩 있었지만, 서울대 출신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면서 "공무원으로 따지면 9급인 서울대 교직원이 되기 위해 명문대 졸업생이 수백명이나 몰릴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라고 했다.
서울대 교직원은 1년에 최대 21일만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반차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한 서울대 교직원은 "휴가를 내는 데 눈치 보는 일은 전혀 없다"고 했다. 오후 6시 정시 퇴근도 보장된다. 하지만 다른 대학과는 달리 방학 단축근무가 없다. 숫자에 상관없이 자녀 학비는 고등학교까지 전액 지원하며, 대학 학자금은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3년의 육아휴직과 90일의 출산휴가가 보장되며, 교직원 전용창구를 통해 서울대 병원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근식 교수는 "소위 '잘나가는 직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데 학생들이 염증을 느낀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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