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품은 아이들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신학기
▶ 방송 : 20087년 3월 20일 (목) 밤 10시 00분, KBS 1TV
▶ CP : 김재연
▶ PD : 김정수
▶ 작가 : 박미연
전세계 명문 고등학교 순위 32위!
(2007,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선정)
국내 내로라하는 영재들이 모여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배우고 싶은 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출세를 위한 공부가 아닌,
학문을 위한 공부를 추구하는 학생들.
24시간 공부만 하는 지독한 공부벌레들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에게도 대한민국 평범한 고등학생과
똑같은 고민과 눈물이 있다.
들어오는 것도 어렵지만,
생활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민사고.
갓 입학한 풋풋한 새내기들의 눈으로 바라본,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신학기, 그들의 3일을 따라가 본다.
◆ 새내기들, 민사고와의 첫 만남
2008년 3월, 민족사관고등학교에 150명의 신입생이 찾아왔다. 아직 중학생 티를 못 벗은 귀여운 새내기들. 병아리떼 처럼 몰려다니며 신기하고 낯선 학교생활에 신이 났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영재판별시험을 거쳐, 전교 5%에 드는 학생만 올 수 있다는 이곳. 입학도 쉽지 않았지만, 사실 들어와서도 거저 이뤄지는 것은 없다.
아침 여섯시에 누군가 깨워주지 않아도 혼자 일어나야하고, 강의실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한다. 한국말을 써도 벌점, 외부 음식을 반입해도 벌점, 수업에 늦어도 벌점. 그리고 자신이 직접 계획을 짜서 들어야 하는 수업 시간표.
밖에서는 그저 주어진 생활 속에 살았을 열 여섯 살 나이에, 모든 것을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낯선 학교생활. 모든 것이 학생들 손으로 움직이는 이 학교는, 그 자체가 신기한 나라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늘 1등만 하던 자신의 등수가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다. 어수룩해 보이는 저 친구가 얼마나 화려한 실력으로 들어왔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하는 친구 앞에서, 토박이 영재들은 더듬더듬 말하는 자기 실력이 부끄럽기도 하다. ‘과연 이렇게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과, 새롭고 낯선 생활의 설렘으로 가득한 3월 신학기!
민사고의 2008학년도 첫 학기는 고민과 기대, 학생들 간의 건강한 경쟁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아직까지 평가는 구체적인 객관적인 평가는 이뤄진 게 없잖아요, 시험 같은 거나...
그래서 아직 제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생활 하는 거나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거 보면 다 똑똑한 친구들이구요. 3년 동안 생활할 게 너무 기대가 돼요.”
- 최재형, 1학년
◆ 민사고는 학생들의 자치 공화국
자율과 책임. 민사고의 생활을 특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부모님 곁에서 응석부려도 좋을 나이지만, 이곳 학생들은 모든 것을 자기 생각해서 행동하고, 책임진다.
학교 내에서 몇가지 규칙을 어겼을 경우, 벌점을 받고 학생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다. 지각, 숙제, 청소,외부음식 반입, 교내 영어 사용 (EOP: English only Policy) 등 그 종류와 벌점도 다양하다. 일단 벌점을 받으면 학생으로 구성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억울하다고 생각될 경우 영어로 최후 변론을 하여 감면받을 기회를 얻는다.
이곳의 수업 역시 개인의 재량껏 선택하여 듣는다. 민사고 학생들은 보통 고등학교 3년 과정을 1학년 안에 끝낸다. 그 후 개인 수준에 따라 대학과정 조기이수(AP:Advanced Placement) 수업을 듣고, 개별탐구학습(IR:Individual Research) 을 통해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한 분야를 깊이 연구한다. 그래서 아이들 방 안에는 대학교에서 배우는 경제학, 물리학, 생물학 등의 두꺼운 해외 원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학 강의실을 찾듯, 학생들은 선생님이 있는 연구실을 직접 찾아간다. 그리고 한 반에 15명 정도의 소규모 수업을 듣는다.
선생님들은 석, 박사 출신이 약 60%. 국ㆍ영ㆍ수 같은 인기과목 선생님들은 밖에서도 데려가지 못해 안달이다. 연 3,4억 정도의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선생님들은 꿈쩍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참교육을 한다는 사명감과, 마치 스폰지처럼 수업 내용을 다 빨아들여 버리는 아이들의 무서운 집중력. 그 가르침의 쾌감을 알기 때문이다.
“여기는 자기가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 있고 의지 있으면 정말 공부 잘 되는 곳이에요.
정말 공부 잘 하고,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있는 애라면 우리학교에서 성공할 수 있는것
같아요. 만약에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한 애가 우리학교 온다면 아무래도 조금 힘들어질 수 있겠죠.”
-박치현, 3학년
◆ 민사고 학생들은 공부벌레?
봄철 별자리를 보며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이야기하는 애플파이 천체관측 동호회, 입학 초 본인의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고민을 상담을 해주는 또래상담 동아리, 신입생 모집에서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 높은 사물놀이 동아리, 모의 주식투자를 통해 경제학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모의주식투자 동아리, 등... 이것은 대학교 동아리가 아니다. 모두 민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동아리다. 교내 현재 100여개 정도의 동아리가 있고, 보통 한사람이 5~6개의 동아리 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최대한 키우며, 고등학생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을 체험하고 있었다.
전체 기숙사 불은 12시 소등이지만, 할일 많은 민사고 학생들은 랜턴을 켜고 새벽 2시까지 각자의 할 일을 한다. 남이 시켜 하면 스트레스지만, 자발적인 공부는 할수록 욕심나고, 할수록 재미가 붙는다.
평상시에도 4,5시간씩 자며 시간을 아껴 보내는 아이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24시간이 부족한, 그래서 밥을 먹으면서도 책을 보는 민사고 학생들은, 지독한 공부벌레가 아닌 지독한 욕심쟁이들이었다.
“시험 때는 한시간 반만 자도 양반이죠. 시험이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욕심 생기는거 있잖아요. 조금만 더 잘해보고 싶다는거? 그게 제일 큰거 같아요.
한 시간을 자도 두 시간을 자도 사람이 초인이 되요 다 할 수 있어요, 시험 때는...”
-백두산, 3학년
◆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꿈꾸며...
이곳 학생들은 국내 명문대학 만을 목표로 공부하지 않는다. 하버드, MIT, 예일, 듀크 대학교 등, 전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에 실제로 입학하기 위해 공부한다. 그리고, 2년 혹은 3년 후에는 결국 그 꿈을 이루고 만다.
하지만, 단지 자기 자신만 잘 되는 것을 꿈꾸지는 않는다. 이들의 책가방에는 ‘민족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라는 문구와 태극기 마크가 붙어 있다. 단지 공부만 잘하는 영재가 아니라, 민족의 정신을 가슴에 심은 국제적 지도자(Global Leader)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지향하는 것이다.
1996년 개교 이후, 해외 명문대 진학은 물론, 국제 물리, 화학, 철학, 수학, 생물학, 환경 올림피아드 상을 휩쓴 민사고의 무서운 아이들. 이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2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빛내고 있을까? 학교 운동장 옆에는 노벨상 좌대 여러 개가 일렬로 세워져 있다. 이 학생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의 좌대를 채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분명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목표 꿈 향해서 잘 달려갈 거고 2,30년 후에
그런 모습이 되어서 다 같이 만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마 경제나 경영 쪽에서
아주 유망한 인물이 되어 있겠죠. 그때 또 유명인으로서 취재오시기 바랍니다.“
- 홍민우, 2학년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용헌 살롱] [824] 孔子―상갓집의 개 (0) | 2012.02.20 |
---|---|
고교 2학년생이 하버드 등 11개 미국 명문대에서 입학 자격을 얻어 화제다. (0) | 2012.02.11 |
“수업료에 기숙사비까지 해서 한 2천만원 정도 들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말이다 (0) | 2012.02.11 |
좌충우돌 하버드 유학기 펴낸 ‘엄친딸’ 박원희씨[조인스] (0) | 2012.02.08 |
[태평로] 박정희가 정주영에게 "임자, 배 좀 만들어야겠어"라고 권유한 이면엔… (0) | 2012.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