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마켓레이더] 내년 신흥시장 주식에 돈 몰린다

글로벌 정책과 글로벌 정치가 주가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지준율 인하와 중소기업 대출 규제 완화,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제로 금리 연장,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일련의 정책 부양과 공조는 반등 요인이다. 


반면 유럽연합(EU) 각국 간 이해관계 상충, 남유럽 부실국의 재정긴축에 대한 저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의회 내 마찰, 재정지출 축소에 대한 슈퍼위원회 합의 도출 실패 등 정치 리더십 약화와 신뢰 훼손은 주가 하락 요인이다. 

시장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단기 주가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확실한 점은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한 방향의 추세적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점은 여전히 유럽이다. 디 데이(D-day)는 오는 8~9일인데 ECB 통화정책과 EU 정상회의 결과가 중요하다. 유로존 재정안정기금(EFSF) 증액과 레버리지, 은행 자본 확충 , 그리스 국채 채무 탕감 등 그랜드 플랜 합의에도 불구하고 각론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은 독일이 EU에 재정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단서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런 조건이 정상회의에서 합의되면 남유럽 부실국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염려는 상당폭 해소될 것이며 순차적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될 수 있다. EFSF 보증기금화, ECB 대규모 시장 개입, IMF 자금 지원이 그것이다. 

올해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 국채와 금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선택했다. 유럽 위기가 재정위기에서 은행 위기로, 은행 위기가 실물 전염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악몽을 상기했기 때문이다. 

궁금한 점은 2012년에도 `안전자산 버블 vs 위험자산 패닉` 구도가 지속되느냐에 있다. 상황이 변할 것 같다. 물론 유럽 위기가 현 수준에서 봉합 단계에 진입하고, 주요국 정부가 부양 정책으로 선회하며, 글로벌 리세션 리스크가 해소돼야 한다. 이들 조건이 충족되면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쏠렸던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살아난다고 가정할 때 그 다음으로 제기될 수 있는 질문은 어떤 위험자산이 각광을 받을 수 있느냐다. 

먼저 상품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유는 글로벌 실물 수요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기 어렵고 상품 가격이 급등하면 새로운 규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만 놓고 본다면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을 선호할 것이다. 

첫째, 글로벌 저성장 환경에서 고성장 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대다수 신흥국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섰다. 정책 모멘텀이 클 수 있다. 

셋째,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재정건전성과 금융 안정성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잣대로 올라왔다. 국가채무 비율, GDP 대비 재정 수준, 은행 자기자본비율을 고려하면 선택이 더욱 명확해진다. 

넷째, 선진국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신흥국은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할 때 2012년 글로벌 유동성의 선택은 과도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 해소와 위험자산 내 선택과 집중으로 대변된다. 신흥시장이 글로벌 자산 리밸런싱의 수혜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