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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고] 한국이 중국의 머리가 되려면

세계는 바야흐로 지식기반사회다.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의 자산 중 70% 이상이 무형의 지식재산이다. 이는 창의적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반면, 창의적 지식기업인 애플은 39배나 증가했다. 또한 포천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우리나라는 14개에 머물고 있는 반면, 세계 특허·지식재산 출원 2위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61개 기업이 급성장을 과시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는 사회불안 지표, 고임금 일자리 증가는 경제성장 지표이다. 결국 일자리는 국정지표인 셈이다. 우리나라 대학졸업 인력의 실업률은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 대학 졸업생의 절반이 백수라고 한다. 이런 국가적 상황을 벗어나려면 이제 기업뿐 아니라 정부조직도 지식재산을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 두뇌조직이 되어야 한다. 지식재산권은 가격경쟁을 피할 수 있는 신규성, 시장에서 소비자가 살 수밖에 없는 유용성, 공장의 대량생산을 위해 많은 일자리가 생기는 산업성 등 세 가지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이다.

지식강국 1위인 미국은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식재산 창출형 두뇌정부를 분명하게 지향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고임금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모든 부처가 지식재산 창출을 독려하도록 백악관에 가장 막강한 지식재산집행조정관과 지식재산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미국은 두뇌영토 확장을 위해 외국의 우수한 이공계 두뇌들을 영입, 시민권과 영주권을 주도록 이민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기술로 무역을 발전시킨다는 '과기흥무(科技興貿)' 국가전략에 따라 과학기술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조직의 60% 이상이 지식재산 창출을 위한 전문두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국토해양부는 중국 정부조직에서는 철도부·교통운수부·주택건설부로 전문화되어 있다. 중국 철도부는 미래 육상교통의 대동맥이 될 자기부상열차 건설을 통해 초전도, 전자제어, 경량화 설계, 신소재 분야 등 네 가지 핵심분야의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관련산업 양성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 국무위원회 산하 주요기관들도 중국공정원·중국과학원·국가지식재산권국 등 70% 이상이 창조형 기관들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민권익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사회통합위원회 등 사회통합형 위원회들이 많다. 어느 학자는 한국은 산업사회의 국내적 갈등 해소형 몸통정부, 중국은 미래지향적 지식재산 창출형 두뇌정부라고 두 나라의 차이를 표현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했고, 이 법에 따라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법은 지식재산형 국가를 만들기 위한 기본법이란 점에서 대한민국 건국 못지않은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중국의 몸통 일부보다는 머리통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중국이 지식재산형 두뇌정부라고 한다면, 우리는 지식재산형 영재 두뇌정부가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안으로는 행정부를 위시한 국가조직을 지식재산 창출형으로 발전시키고, 밖으로는 더욱 치열해질 지식재산전쟁과 특허전쟁에 대비하여 국가지식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국가적 전기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