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걸리던 베이징~상하이 4시간 48분 초스피드 주파

입력 : 2011.06.28 03:05

'1318㎞ 세계최장' 中 고속철 오는 30일 개통

27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베이징남역을 출발한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G1호 열차는 시내 구간을 벗어나자마자 속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전광판에 '시속 300㎞'라는 안내문이 떠올랐다. 출발한 지 1시간가량이 지나자 짙은 황토색의 황허(黃河)를 지났고, 3시간20분 만에 중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장(長江)을 건넜다. 상하이 훙차오(虹橋)역에 도착할 때까지 정차한 곳은 난징(南京)남역이 유일했다.

베이징~상하이를 잇는 노선의 총길이는 1318㎞.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 노선이지만, 종착역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48분에 불과했다. 하루에 두 도시를 오가며 일을 볼 수도 있는 시간이다. 1세기 전인 1910년대엔 기차로 거의 50시간이 걸렸던 거리가 100년 만에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기존 철도로는 약 9시간50분이 소요된다.

중국은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의 정식 운행 일자를 오는 30일 오후 3시로 잡았다.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정식 운행을 사흘 앞둔 이날 베이징 주재 외국 특파원 200여명과 중국 매체 기자 100여명 등 약 300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을 했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3개 직할시를 포함해 동부 연안의 7개 성시(省市·성 및 직할시)를 지난다. 이 지역은 면적으로는 중국 전체의 6.5%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4분의 1과 GDP(국내총생산)의 30%가 몰려 있는 경제 중심지이다. 중국 내에서는 고속철 개통으로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 그에 따른 경제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여행객이 기존의 2배인 22만명으로 늘고, 이 일대 연간 GDP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분석도 나온다.

▲ 침대처럼 편안한 일등석 - 베이징~상하이를 잇는 총길이 1318㎞의 고속철이 30일 개통을 앞두고 철도 당국이 베이징 주재 세계 각국 특파원 200여명과 중국 매체 기자 100여명 등 약 300명을 초청해 27일 시험운행 행사를 가졌다. 일등석에 탑승한 기자들이 편한 자세로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반면 2209억위안(34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비로 인해 만년 적자에 허덕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적잖다. 중국은 현재 우한(武漢)~광저우(廣州) 등 5개 노선의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노선은 이용객이 크게 줄어 적자가 누적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