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02 18:28
- ▲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대한 남북 대학생 교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합뉴스
北인권법 제정 놓고 남북출신 대학생 열띤 토론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대학생 100여명이 한 탈북대학생의 증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탈북 대학생인 황모씨가 “최근 한국에 들어온 처제가 탈북을 시도하다 ’사회주의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로 교화소에 수감된 적이 있는데 하루에도 4∼5명이 죽고 시체를 땅에 묻으면 동네 개가 와서 이를 파먹는다고 했다”고 증언한 대목에서였다.
황씨가 “수감자들은 다리를 겹쳐야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방에서 지내며 시체가 나오면 한방에서 자던 동료수감자와 간수가 함께 시체를 처리한다”며 “시체는 남녀 구분없이 2구씩 하나의 천에 싸서 처리하는데 땅에 묻는다기보다는 거의 시체 위에 흙을 뿌려놓는 정도”라고 설명하자 장내에는 안타까움이 섞인 탄식이 쏟아졌다.
황씨는 이어 “북한인권 문제는 북한당국에 있어 체제유지와 결부된 가장 민감한 문제로 북한체제가 존재하는 한 정치적, 윤리적 접근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탈북청년 단체인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이 주최한 ’미래 청년리더가 바라본 북한인권과 민주화’ 심포지엄으로, 탈북자 2명이 포함된 대학생 6명이 북한의 인권실태와 북한인권법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북한 출신인 백모씨는 “13살에 대한민국에 오겠다고 결심했는데 국제고아로 떠돌며 온갖 수모를 당한 끝에 25살이 돼서야 한국에 도착했다”고 자신의 탈북과정을 먼저 소개한 뒤 북한인권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이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 해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절망에 빠져 있는 수많은 탈북자와 북한주민에게는 ’내 민족, 내 나라가 나를 위해 법까지 만들었다. 찾아가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는 희망의 등불이 된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신성숙(이화여대 정치외교4)씨는 북한인권법의 실효성의 문제를 지적하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법보다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정책우선론(論)’을 펼쳤다.
신씨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대단히 열악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현재의 법안으로 북한 내의 인권향상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우선 북한인권과 관련된 논의와 정책을 정리해 소모적 논의를 지양하고 북한인권법 논의를 넘어 단계별로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견이 서로 다르더라도 발표와 토론 중간중간에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의견을 교환했다.
심포지엄을 참관한 대학생들은 김나영(중앙대 정치외교4)씨가 “북한인권법의 상징성은 인정하지만 스펙쌓기와 취업준비에 바쁘고 북한에 대해 알 기회가 적은 대학생들에게는 관심 밖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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