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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대출 갚는데 소득 41% `허덕`

하우스푸어, 대출 갚는데 소득 41% `허덕`

입력: 2011-05-22 18:16 / 수정: 2011-05-22 18:33
하우스푸어 108만명…현황은
수도권 주택 보유 가구의17%…지방은 5%
평균 대출잔액 8373만원…집값의 36% 달해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의 김모 팀장(45)은 2007년 초 대출 3억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에 있는 32평형 아파트를 샀다. 대출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강남권 아파트를 영원히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김 팀장은 한 달 150만원의 대출 이자를 갚느라 두 자녀의 사교육비를 줄였고,거치기간이 끝난 지난해부터는 원금도 일부 갚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house poor)'는 전국에 100만가구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우스푸어 가구당 빚 8373만원

현대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2010년 가계금융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하우스푸어가 108만4000가구(374만4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산 1주택자 가운데 가처분소득 대비 대출원리금 비율이 10% 이상이고,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껴 지출을 실제로 줄이고 있는 가구를 하우스푸어로 정의했다.

하우스푸어의 주택 가격은 평균 2억2910만원,가구당 대출잔액은 8373만원으로 주택 가격의 36.5%에 해당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우스푸어가 아닌 가구의 주택 가격 대비 대출잔액은 18.9%로 하우스푸어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우스푸어의 월 평균 가처분소득은 246만원,대출 원리금은 102만3000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이 41.6%에 달했다. 하우스푸어 중 8.4%인 9만1000가구는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30.4%인 33만가구는 대출 만기를 연장해야만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우스푸어는 부동산 시장에도 잠재적 불안 요소다. 하우스푸어의 12.5%인 13만5000가구는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거주 형태를 바꿔 대출 상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30~40대 비중 높아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 하우스푸어가 많았다. 40대 주택 보유 269만7000가구의 21.5%인 36만5000가구가 하우스푸어였다. 30대 주택보유 가구 중 하우스푸어 비율도 20.1%에 달했다. 50대와 60대의 하우스푸어 비율은 각각 8.2%와 4.3%였다.

소득 계층별로는 상위 20~60%에서 하우스푸어 비중이 높았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주택보유 가구 중 12.9%,상위 40~60%인 3분위 주택보유 가구 중 13.9%가 하우스푸어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택 보유 가구 대비 하우스푸어가 17.2%로 지방(5.0%)보다 높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 상승기에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 것을 우려한 수도권 중산층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하우스푸어가 됐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다주택자까지 포함한 광의의 하우스푸어는 156만9000가구(549만1000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하우스푸어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중산층과 서민이 집을 사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