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고개 들면서 안전자산 매력 다시 부각돼
"상품 시장에 몰렸던 돈 美 국채로 돌아갈 수도"
미국 국채가 돌아왔다.
신용등급 전망 강등이란 수모를 겪으며 급등했던 미국 국채 금리(채권 가격 급락)가 서서히 다시 제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한 데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자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재부각된 것. 일부 전문가들은 상품시장에 대거 몰렸던 돈이 다시 미 국채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강세로 복귀한 美 국채
9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6%를 기록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이 불거진 지난 6일에는 3.13%까지 하락, 작년 12월 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2월 초에 3.77%의 고점을 찍고 나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 ▲ 출구는 어디에… 침울한 그리스출구는 어디에… 침울한 그리스 그리스는 작년 1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음에도 최근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불거졌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난 9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두 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사진은 아테네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 중인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AP 연합뉴스
미국 국채 인기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최악이었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와 상품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금이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으로 몰리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경우 가지고 있던 미국 국채를 모두 팔아버린 것도 모자라 공매도(없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까지 시작했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는 재정 적자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 달로 국채매입계획(양적 완화)을 마친다는 점도 국채의 인기를 떨어뜨렸다. 큰손인 FRB가 국채매입을 중단하면 자연히 매수세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할 전망(국채 금리 상승)이었다.
◆그리스 위기 재점화로 반사이익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상황이 급반전했다. 상품시장 급락과 그리스 위기 재발이라는 두 가지 현상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 전체가 되돌림 현상을 겪게 된 것.
과열됐던 상품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인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결정적으로 미국 국채 인기에 불을 댕긴 것은 그리스 위기 재발이다.
지난달 그리스 단기 국채 금리가 20%를 넘어서면서 그리스의 빚을 깎아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이 가운데 지난 6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그리스가 빚을 갚기 위해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는 1년 만에 다시 집중 조명받게 됐다. 그리스 위기가 계속되자 S&P는 9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등급 중 다섯번째인 'B'로 떨어뜨렸다. 남유럽 위기가 다시 불거지자, 순조롭게 회복되는 듯한 세계경제엔 다시 위험신호가 울리기 시작했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인기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상품시장 자금 국채로 돌아올까
최근 상품가격이 급락하는 통에 시장 가치로 약 990억달러의 돈이 증발했다. 9일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상품시장에서 탈출하는 돈이 어디를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이 상황이 맞물리면서, 그동안 가격이 오르지 못했던 미 국채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CRT캐피털의 데이비드 아더 채권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양적 완화가 끝나면 투자자들은 미 국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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