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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형 아파트 투자보다 다세대ㆍ연립에 눈돌려라"

6억으로 수백억 자산가,
고교때부터 부동산에 관심…1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
부동산 시장 하반기 회복,
시세차익 패러다임 끝나…임대 수익률 중심 투자를
공격적 투자나설때,
현금 1 - 주식ㆍ부동산에 9…경기 절정땐 6-3-1 비율
"지금은 전용면적 80㎡ 이상 아파트에 투자할 때는 아닙니다. 저평가돼 있는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관심을 가져보는게 좋습니다. 연립이나 다세대의 가치가 아파트의 65% 정도여서 상승 여력이 크거든요. "

부동산 실무강좌 전문기관인 LBA경제연구소의 김점수 소장(48)은 "현재 중대형 아파트를 갖고 있는 40~60대는 노후 대비 등의 이유로 이를 줄이려 하지만 1~2인가구 증가와 중산층 축소로 이를 받아줄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제는 꼭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백억 자산가의 포트폴리오

김 소장은 수백억대 자산가다. 1989년 6000만원가량을 주고 사들인 경기도 양평의 상가주택과 농지를 6년 뒤 6억원에 팔아 종잣돈을 마련했다. 이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면서 자산을 불렸다.

투자원칙은 뭘까. 그는 부동산에 올인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지난 40여년간 부동산의 투자가치가 높아지긴 했지만 환금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습니다. 재테크를 잘 하려면 경제 여건이 변할 때마다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데 포트폴리오를 부동산 위주로 짜면 어렵습니다. "

그는 경기 사이클이 상승국면에 접어들 때엔 자산을 '1-3-6'으로 구성한다. 투자처가 늘어나는 때인 만큼 현금 비중을 1로 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부동산과 주식 비중을 3과 6으로 구성한다는 설명이다. 상승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경기하락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높이다 경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6(현금)-3-1'로 구성을 바꾼다고 했다. 경기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소장은 "지금은 현금 비중을 1로 놓을 정도의 공격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2015년쯤에는 상황이 바뀔 것 같은 만큼 그때까지 서서히 현금 비중을 높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시장 올 하반기 나아질 것"

김 소장은 최근 침체국면을 지속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때 전국 평균 30% 하락한 집값이 2009년 단기간에 급격히 회복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올라 조금 쉬어가는 조정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집값 반등 후 2년이라는 휴식기간도 가진데다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한 만큼 올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 "소득 양극화의 영향을 잘 따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양극화로 인해 부동산 수요도 원 · 투룸 및 소형다가구 주택과 청담동 평창동 등 전용주거지역의 고급주택으로 나뉘고 향후 두 분야가 부동산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산층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소장은 "아파트가 아닌 다른 주택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민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관심이 많아지면서 가치도 높아지는 수변이나 공원 · 녹지 근처의 입지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시세차익 패러다임은 끝났다"

김 소장은 부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성장기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에서 이제는 정기적 수입을 생각하는 투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임대 수익률을 계산하라"고 조언했다. 월세를 놓을 생각이 없더라도 투자 기준 자체가 시세차익에서 임대 수익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적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대 수익률이 은행이자보다 적어도 1.5~2%포인트 높아야 투자할 만한 대상이라고도 했다. 그는 "수익률이 은행이자보다 낮다면 그 부동산은 정상가격 이상이라는 얘기여서 위기나 충격이 오면 그만큼 많이 하락한다"면서 "반면 임대 수익률이 높으면 환금성도 그만큼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최근의 오피스텔 투자 열풍을 경계했다. 오피스텔 열풍은 일시적인데다 보통 용적률이 500% 이상인 오피스텔은 토지 지분이 낮다는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감가상각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그는 "1995년에도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불었지만 당시 다른 곳에 투자했으면 훨씬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소장은 학창 시절부터 부동산 외길을 걸었다. 고교 1학년 때 집 근처 시장에서 문을 닫은 점포를 보고 '입지는 분명히 좋은데 왜 망했을까'를 고민하다 부모님을 설득해 그 자리에서 창업을 했다. 그의 부모님은 그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했다. 한양대 법대에 진학해서도 그는 동기들이 변호사를 꿈꿀 때 "미래엔 변호사보다 공인중개사"라며 4학년 때인 1985년 1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1998년에는 LBA(Law Brokerage Agency)경제연구소를 만들어 '부동산 법률중개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는 "사용 수익 처분 등 모든 것이 법률로 통제되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이어서 공인중개사들이 관련 법률을 알지 못하면 안 된다"며 "법률을 아는 부동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LBA경제연구소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LBA경제연구소는 지금까지 총 30기에 걸쳐 95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