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5.01 05:54
ㆍ 피해자 남성우 씨의 유가족은 법정에서 크게 분노 "영혼을 갉아먹은 악마"
ㆍ 남편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학대했다고 주장
아이오와주의 한 한인 여교수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25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실제 복역 기간은 10년으로 결정됐다. 디모인레지스터와 다른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심슨칼리지 경제학과 전 조교수 박고운 씨(45)는 2020년 2월 자신의 남편을 결박한 후 질식사시킨 혐의로 기소되어 이 같은 판결을 받았다.
댈러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판사는 또한 박 씨가 유가족에게 15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박 씨의 과실치사, 3급 납치, 가정 폭력 등의 혐의를 병합해 실제로는 10년만 복역하도록 결정했다.
판결이 내려진 후, 피해자 남성우 씨의 유가족은 법정에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남 씨의 여동생은 마지막 증언에서 "오빠는 저 여자에 의해 고통받으며 죽어야 했고, 저 사람은 오빠의 영혼을 갉아먹은 악마"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법정에서 형량이 발표되자 유가족들은 "말도 안 된다"며 울부짖었다.
박 씨는 형량 공판 직전 마지막 발언에서 "남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며 동시에 후회하고 있다"며 "남편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으며 그를 매우 사랑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유가족의 격한 반응과 대조적이었다.
사건의 배경
박고은 씨는 2020년 2월,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의 한 고급 콘도에서 자신의 남편을 플라스틱 케이블과 나일론 줄로 결박한 후 목졸림에 의해 질식사시킨 혐의를 받았다. 박 씨는 그날 저녁 경찰에 남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응급구조요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박 씨는 남편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으나 남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건 발생 후 박 씨는 초기에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자신을 스스로 결박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는 그녀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박 씨의 집에서 나일론 줄, 두 개의 가위, 덕트 테이프, 그리고 수술용 장갑을 발견했고, 이는 박 씨가 사건에 연루되었음을 시사했다.
이후 박 씨는 자신의 남편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남편이 자신을 결박하도록 동의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려 했다. 그러나 박 씨가 제시하려 한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경찰의 얼굴 인식 요청을 거부하면서 증거 제출에 실패했다.
법원은 박 씨에 대한 재판이 여러 차례 연기되었고, 그 과정에서 박 씨의 미란다 권리가 제대로 고지되지 않은 점, 그리고 그녀가 변호사를 요청한 후에도 경찰이 심문을 계속한 점 등을 지적했다.
결국 박 씨는 검찰과의 협상 끝에 유죄를 인정하기로 하고, 지난 25일에 법원에서 공식적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가정 내 폭력과 이민자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한 번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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