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입헌민주당 의원은 “지난 1998년 버블 붕괴 이후의 일본매도(日本売り)와 비슷한 상황으로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구로다 총재는 “최근 진행되는 급속한 엔저는 경제에 마이너스여서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와 긴밀하게 연락하며 외환시장을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구로다 일은 총재는 일본 경기를 부양하고 임금을 인상하기 위해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국회에서도 “임금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금융완화 정책을 끈질기게(粘り強く) 지속해서 경제를 확실하게 지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도 “엔화가 평가절하되고 수입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임금이 인상되는 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임금 상승이 약해 (엔화 약세의) 부정적 측면이 더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플레에 익숙해 있는 일본 국민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정부와 일본은행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교도통신 여론 조사에서는 구로다씨가 일본은행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58.5%에 달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임금 수준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 신입사원의 평균 월급은 21만2300엔(약 203만원)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21만3400엔, 여성 21만1000엔이었고, 학력별로는 고졸 17만9700엔, 대졸 22만5400엔, 대학원졸업 25만3500엔으로 차이가 났다.
일본은 1990년대만 해도 한국과 임금 격차가 제법 컸지만, 지금은 추월당한 지 오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기준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 연봉이 평균 3391만원이었다.
한 달 21만2300엔에서 시작된 일본 신입사원의 평균 월급은 30대가 되면 30만엔을 웃돌고, 연봉은 500만엔 정도로 올랐다. 그러다가 인생 월급 피크는 50대에 찍는데, 한 달 41만3000엔(약 396만원) 수준이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60세에 정년을 맞이했고, 그 이후에는 재고용 등 촉탁계약사원이 되어 65~70세까지 계속 일하는 패턴이 많았다. 하지만 정년 이후에 수입은 30% 가량 감소했다. 60~64세의 평균 월급은 한 달 31만8100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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