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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에서 일정한 직업도 없이 50년을 살면서 돈이 떨어지면 지하철 행상을 하고 있는 졸업생이 구조신호 시그널에 나온 적이 있다. 이 사람의 이름은 김기두(金基斗)로, 1946년생(76세). 재수해서 서울대학교 법학과 66학번으로 입학했다. 사법고시 준비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작했는데[29], 2차 시험에서 계속 낙방했고 끝내 합격하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계속 병역을 연기하다가 거의 30살 가까운 나이에 이등병으로 입대한 후 30살을 넘기고 상병으로 만기전역했다.[30] 그리고 1978년 결혼했는데[31] 아이를 2명[32]이나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부양을 전혀 하지 않고 사법고시에만 매달리다 보니 결국 참다 못한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걸어 1982년 이혼했다. 이후 가족들과 단절되어 평생을 고시원에서 살았다. 김기두의 아들은 김기두를 아버지 취급조차 안 하는데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아버지냐는 게 김기두 아들의 논지이다. 지하철에서 칫솔장사를 하고 사는데 목욕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에 몸에서 악취가 나서, 승객들이 칫솔을 거의 안 산다.[33] 이 때문에 구걸을 하러 다니는데 꼭 로펌으로만 구걸을 다닌다. 다름 아닌 자신의 대학 동기생들이 변호사로 있는 로펌들이다. 반응은 제각각인데 비서[34]에게 자신은 출근을 안 한다고 전하라고 하면서 기피하는 동기생도 있는가 하면 반면 재미삼아 3만 원씩 주는 동기생도 있었다. 김기두가 진짜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것을 증명하듯 구조신호 시그널의 제작진에게 자신의 대학 동기생들이라는 사람들의 이름을 말했는데 이 사람들[35]이 죄다 원로 법조인들이었다. 게다가 반지에 집착한 나머지 손에는 반지를 몇 개씩 끼고 다니는데 잘 때도 반지를 벗지 않고 24시간 365일 반지를 항상 착용하고 사는 탓에 손가락이 반지로 인해 변형이 생겼다. 그래서 구조신호 시그널의 제작진은 김기두를 도와주기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을 했으나 자신의 방을 청소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몸이 너무 더러워서 목욕을 시켜주겠다는 것도 거절, 가발이 너무 낡아서 새 걸로 교체해주겠다는데도 거절, 반지로 인해 손이 망가졌는데도 그런 손에 대한 정밀검사를 해주겠다는데도 거절했다. 결국 박찬종 前 국회의원[36]을 섭외해서 김기두를 설득하려 했으나 막상 만나보니 김기두가 박찬종에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 사람이 무너진 결정적 원인은 군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군대는 무학도 현역병 입영 대상이었으므로 온갖 종류의 저학력자들이 넘쳐나는 곳이었고, 서울대 출신들은 질시를 받아 남들보다 심한 구타 가혹 행위에 시달리는 일이 많았다. 실제 최영오 일병 살인 사건의 범인인 최영오 역시 단지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졸 출신의 고참으로부터 모진 가혹 행위를 당하다가 그 고참병을 살해했다. 게다가 김기두가 입대한 나이가 28살 또는 29살 정도였을 텐데 문제는 무학이나 초졸, 중졸의 경우 18살이 되자마자 입대하기 때문에 10살 이상 나이가 많은 데다가 서울대 법학과 출신인 후임병이기까지 했으니 그 질시는 극에 달했음이 분명했다. 참고로 2021년 12월 기준으로 아직도 지하철에서 물건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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