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내년 코스피 전망 ‘줄하향’
골드만삭스 “3700→3350″ 모건스탠리 “3250→3000″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장으로 글로벌 경제가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에 빠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가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골드만삭스는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모건스탠리는 ‘활황기’에서 ‘후퇴기’로 낮췄다. 호주계 투자은행 맥쿼리는 “4분기에 시작된 성장률 둔화가 내년 연중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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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목표치 낮추는 글로벌 투자은행들
골드만삭스가 한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변경한 것은 2019년 11월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인 뒤 2년 만이다. 그동안 골드만삭스는 ‘비중 확대’ 의견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도와 함께 투자 의견을 낮췄다. 인도는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였고, 한국은 지금보다 내년 하반기를 공략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1990년 이래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코스피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대신 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에 대해서는 저렴해진 주가와 걱정했던 업종 개선 등을 이유로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추천했다. 내년 코스피 목표치도 3700에서 3350으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는 글로벌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250에서 3000으로 내렸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보다 더 빨리 ‘중기(활황기)’에서 ‘후기(후퇴기)’로 이동 중이다”며 “후기 징후가 한국에서 더 급격히 나타나고,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다른 국가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사이클을 초기·중기·후기·침체기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부담도 한국 증시에 불리한 요인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모두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를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다운 사이클에서 반등을 이루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 주요 축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4분기가 기대보다 좋을 수 있지만, 이후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랠리는 이전 경기 침체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고 지적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18.4%에서 최근 8.5%로 10%포인트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맥쿼리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200으로 유지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대표는 “추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뒷북 보고서 지적도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부정적 보고서가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미 다 팔고 난 뒤 보고서가 나왔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해외 증시 동향 관계자는 “미리 부정적 보고서를 내면 외국인들이 매도하기 힘들기 때문에 먼저 팔고 난 뒤 보고서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1개월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9조원어치를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작년 순매도(24조5650억원)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지난 2017년 5월에도 코스피가 2300 선을 넘으며 최고가를 경신하자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달아 한국에 대해 ‘비중 확대’ 보고서를 냈지만 두 달 뒤 코스피는 2400 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떨어진 바 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5.6%로 지난 9월 전망치(5.7%)에 비해 0.1%포인트 낮췄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치인 4.0%를 유지했다. 지난 5월(3.3%→3.8%)과 9월(3.8→4.0%) 두 차례에 걸쳐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는데, 이번에는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2.4%로 9월 전망치(2.2%)에 비해 0.2%포인트 높였다. 주요 20국(G20)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3.8%로 9월 전망(3.7%)에 비해 0.1%포인트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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