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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산대 “조국 딸, 학부 성적 3위”…조민 추정 글엔 “대학때 장학금 하나도 못 받아”

 

2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박홍원 교육부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부산대가 조국 전 장관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도 조씨의 허위 서류가 주요 합격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과거 조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대 의전원 합격 수기가 다시금 관심을 끈다.

 

박홍원 부산대 부총장은 24일 “서류 평가에서 조민 학생은 1차 서류통과자 30명 중 19위를 했고, 의전원 응시생 중 학부 성적이 3위, 공인 영어성적이 4위였다”며 “조민 학생이 서류를 통과한 건 전적으로 허위 스펙을 이용한 서류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학 성적과 공인 영어 성적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라고 밝혔다.

 

조씨는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의 수시모집 요강 중 일반전형에 지원했다. 최종 선발 학생 수는 15명으로, 학부 평점 평균(GPA)과 국가공인 국어능력시험 일정 성적을 이상 취득한 자를 지원 자격으로 삼았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전형이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의 부산대 의전원 합격수기가 떠돌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2014년 10월 고려대 인터넷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조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부산대 수시 일반전형 합격 수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파스는 고려대 재학생 혹은 졸업생임을 인증해야만 가입 가능한데, 조씨는 2014년 2월 고려대 생명과학대 환경생태학부를 졸업했다. 글 작성 시기와 자신이 밝힌 학력과 나이, 수상 경력 등을 고려해 합격 수기 글쓴이가 조씨인 것으로 추정됐다.

 

글쓴이는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해 1차 통과 후 면접에서 탈락했다”며 “그 후 서울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재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가 나열한 부산대 의전원 지원 당시 스펙은 GPA 92점, 텝스 905점, 봉사 활동 400~500시간 정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서울대 대학원 장학금 2회, 타 대학 총장상 하나 등이다.

 

글쓴이는 “고려대 다닐 때는 장학금을 하나도 못 받았다”며 “학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이라고 말했다. 학점을 알 수 있는 항목은 GPA다. 대학별로 4.0, 4.3, 4.5 등 만점의 기준이 다르므로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백분율 점수가 GPA다. GPA 92점은 4.5점 만점으로는 약 3.7점에 해당하는 점수다. 메가MD에 따르면 2013학년도 기준 지방 국립대 의전원의 최종 합격자 평균 GPA 점수는 93.2점이었다.

 

합격 수기에서 글쓴이는 또 “부산대는 나이, 자기소개서, 면접이 관건이었다”고 했다. 전적 대학 성적과 공인 영어성적이 서류 통과 여부를 크게 좌우했다는 부산대 측의 설명과는 상이한 분석이다.

 

한편 박 부총장은 “입학 취소 여부를 판단할 때 제출 서류가 합격에 미친 영향력 여부는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며 ‘2015학년도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에 따라 조씨의 합격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신입생 모집요강 중 ‘지원자 유의사항’에는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 입학 후 부정 입학이 드러나면 입학 취소, 졸업한 후에라도 학적 말소 조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부총장은 “모집 요강은 당시의 고등교육법과 부산대 학칙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며 학생들에게 준수하라고 한 내용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할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