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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이버가 삼성보다 ‘사내 갑질’ 적다? 英언론 놀라운 한국직장 분석

 

영국 유력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한국의 직장 내 갑질 문화를 보도했다./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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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에 땀을 흘리는 모습. 상사의 난감한 요구나 부당한 처우를 맞닥뜨렸을 때, 대부분 직장인이 짓는 표정일 것이다. 영국 유력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직장 내 갑질 문화를 보도하며 이 같은 이모티콘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한국의 기술자들은 직장에서 형편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국내 IT기업의 조직 문화를 비판했다. 특히 이들 IT기업이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기존 대기업의 엄격한 위계질서, 사내 갑질(gapjil)이 없는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기업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의 장시간 근로와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직장 문화는 가혹하기로 악명 높다”고 전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근로시간이 긴 국가 중 하나로 꼽히며,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평균보다 약 300시간 이상 길다.

매체는 “신생 IT 기업들마저 한국 특유의 오랜 직장 갑질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한국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시간에 대한 통제권이 거의 없고, 나쁜 경영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권력을 남용해 후배(부하)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무보수 철야·주말 근무를 강제하고, 개인 심부름을 시키거나 회식을 강요하는 고위 경영자들의 권위적인 태도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있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크래프톤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을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근교의 IT회사 직원 사례를 들어 젊은 직장인들이 이 같은 기업문화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평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은 채 막대한 양의 업무를 개인에게 몰아줬다”며 “소통이나 해결 절차도 없고, 사내 고충 처리 담당자가 상사와 동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불만을 말할 수도 없다”고 했다.

유동현(27)씨 또한 “스타트업 기업은 막상 입사하면 업무에 대한 자세한 지시를 해주지 않는다”며 “그런 곳에 가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결국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기업이 (변화에) 진지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지 않는 한, 실망감을 안은 직원들은 시간이 증명한 갑질 대처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겉으로는 웃어주지만 실제로는 참는 방법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