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7.02 10:51 | 수정 2020.07.02 11:43
"바이든 당선 땐 주당순이익 20% 감소"
금융·에너지·IT ‘타격’…통신·소프트웨어 ‘안전’
"조 바이든이 당선돼 법인세율이 오르면 내년 S&P500의 1주당 순이익이 거의 20% 감소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서 이탈하고 달러화 가치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문디 파이오니어)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는 소식에 월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고객들에게 "당분간 미국 주식과 달러화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 조 바이든 페이스북
1일(현지시각)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문디 파이오니어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면 법인세율이 21%에서 28%로 올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2017년부터 추진한 감세 가운데 절반이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S&P500 상장사의 이익이 1.2% 혹은 주당 2달러 감소할 수 있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달러화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종 중에서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으로 큰 혜택을 봤던 금융, 에너지, 경기순환주, 소비재, 의약, IT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통신, 소프트웨어, 전기·가스 등 공공사업, 국방 분야는 상대적으로 적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바이든이 광대역 통신망 확대를 공약하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주요 수익사업 중 하나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낸다)가 대형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투자연구소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추가 경기부양책과 선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부유층의 자산관리 전문회사로 유명한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도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민주당 정부에 의한 새로운 규제가 에너지와 금융주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썼다.
미 달러화를 팔고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매니저들도 늘고 있다.
미 투자회사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어서 래퍼 매니저는 지난주 보유한 미 달러화를 팔았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겨우 미국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미 달러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 했기 때문이다.
미 투자자문사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내려가면 미국 배당주 보유 비중도 낮출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리가 모두 여론조사와 정반대 결과였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를 선거 결과와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과거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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