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퇴

59세부터 적자 인생… 똑똑한 쥐처럼 탈출하세요



[한화생명 은퇴백서]
Money: 자금마련, 이자·투자로
Occupation: 제2일자리 찾아야
Unity: 결속된 관계로 심리 안정
Study: 배움은 100세 시대 필수
Exercise: 운동하며 건강 챙겨야

올해 경자(庚子)년은 하얀 쥐의 해다. 흰쥐는 부지런하고 상황 판단이 빠르며 적응력이 높다고 한다. 수명 연장의 시대에 사회·경제 상황은 계속 변할 것이다. 지금 현금 흐름이 풍부해 넉넉한 씀씀이를 자랑하더라도, 언제까지 여유로운 생활이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노후 생활을 어떻게 준비하는 게 슬기로울까. 똑똑한 쥐(mouse)를 닮은 전략을 짜보는 건 어떨까. 현금(money)과 일자리(occupation)에 신경 쓰는 건 물론,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과의 결속감(unity), 학습(study) 및 운동(exercise)까지 챙기라는 것이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 외
/그래픽=양진경
① money(현금): 은퇴 자금, 시간 가치를 고려해야

은퇴 생활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매우 중요하다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앞으로 노후는 길어지는데, 이자율은 점점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25%로 사상 최저다. 물가 둔화와 경기 부진 탓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있다.

2008년만 해도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5%에 달했다. 매년 5%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면, 14년이 지나면 원금이 두 배가 된다. 그러나 금리가 3%로 떨어지면 23년을 기다려야 한다. 연 1% 금리라면 원금을 두 배로 불리는 데 70년이 걸린다. 더군다나 물가는 계속 오른다. 물가가 매년 2%씩 오른다고 해보자. 그러면 연 1% 금리로 70년이 지나 2억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가치로는 4616만원에 불과하다.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지키려면 물가 상승률을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이자 자산뿐만 아니라 투자 자산도 필요하다. 주식은 기업 이익과 자산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서비스 가격은 물가가 오르면 동반 상승한다. 자산 가치도 물가가 오르면 덩달아 뛴다. 주식 가치는 물가 상승률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구리·석유 등 원자재, 부동산 가격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다.

② occupation(일자리) : 적자 인생 극복하는 건 제2의 일자리

지난달 통계청이 노동 소득과 소비의 관계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적자 구간에 들어간다. 평균 27세가 돼서야 흑자 구간에 진입하지만, 59세면 다시 적자로 돌아선다. 노후에는 일해서 번 돈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다는 얘기다.

노후 적자 인생을 피하려면 첫 일자리에서 은퇴했다고 하더라도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앞서 정부는 2004년부터 고령층의 소득 창출과 사회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인 일자리 정책을 도입했다. 물론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긴 하다. 그러나 제2의 일자리를 찾는 건 노후 적자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굳이 임금이 나오는 일자리가 아니어도 괜찮다. 봉사활동처럼 사회에 기여하면 노후 생활이 한층 더 의미 있게 된다.

③ unity(결속감): 주위에 사람이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은퇴 이후에 돈만 많다면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은퇴 이후 삶의 질은 정신 건강에 좌우된다는 전문가가 많다. 노년기에는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사회적 지위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려면 주위에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달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년층은 젊은 층보다 가족, 친·인척, 친구 등 친근하고 편안한 관계 속에서 누리는 정서적 만족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사람은 앞으로 시간이 많다는 생각에 새롭게 도전하는 경험 등을 추구한다. 그러나 노년층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정서적인 목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주위에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노년층은 쉽게 우울해진다고 한다. 그러니 은퇴에 앞서 가족, 친구, 동료와 관계를 탄탄하게 쌓자. 가족이나 친구와 가깝게 지내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건강하게 지내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④ study(학습): 평생 배워야 하는 시대

예로부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평생 배우는 건 의무다. 벌써 모바일 뱅킹이 확산하면서 은행 점포는 줄어들고 있다. 무인(無人) 점포도 늘고 있다. 새로운 기술·정보를 학습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각 지역사회에서는 노년층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평생 교육 지원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특히 재취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자격증을 따게 도와주는 과정도 많다. 학습과 일자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굳이 돈이 안 되더라도 어학 학습이나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다. 새로운 걸 배우면 두뇌 활동을 자극하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거동이 다소 불편하다면 사이버 교육도 활용해볼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대체로 저렴하다. 의지만 있다면 평생 학습은 언제든 가능하다.

⑤ exercise(운동):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다.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모든 걸 잃지 않으려면 꾸준히 건강을 챙겨야 한다. 노후를 건강히 보내려면 근육·혈관·치매 관리가 핵심이라고 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육을 키우고 심혈관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기억력·사고력 감퇴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많다. 노후 생활의 최대 적수로 꼽히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꾸준히, 규칙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성인이 매주 최소 150분 이상 운동하라고 권하고 있다. 평소보다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생활 속에서 운동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