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입력 2019.04.10 16:51 | 수정 2019.04.10 18:14

청문 요청안에 '판사 출신 남편과 주식 35억원 보유' 명시
野 "부부가 5000회나 주식 거래"...與 의원들도 "주식 왜 이렇게 많냐"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이 후보자 부부의 과다한 주식 보유⋅매매를 문제삼았다. 이 후보자를 '방어'하던 여당 의원들도 "왜 이렇게 주식이 많냐"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미선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주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이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는 본인 명의로 6억여원,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 명의로 28억여원 등 부부가 총 35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 또 이 후보자와 판사 출신인 오 변호사는 과거 각각 자신의 판결과 관련한 업체 주식을 사고 팔았고, 이 후보자 판결에 해당되는 업체 주식을 변호사인 남편이 매매하기도 했다. 특정 코스닥 주식을 매입했다가 주요 공시 직전에 수억원 어치를 매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야당에선 "이 후보자가 도대체 어떻게 청와대 검증을 통과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현 사법부 주류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발기인이었다. 남편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또 남편인 오 변호사가 2006∼2009년 특허법원에 근무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이 주심 판사, 오 변호사가 배석 판사였다. 이 후보자 여동생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을 지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청문회 질의에서 "이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며 67개 종목, 376회에 걸쳐 37만4404주의 주식을 거래했다"며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 아니냐"고 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제출한 주식거래표를 보면 신한금융투자에서 약 540회, 미래에셋 680회 등 1200회가 넘고, 후보자의 배우자는 4090회가 넘는다"며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 전문회사로 돈 많이 벌어 사회 공헌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매매 내역에) 회사 이름이 생소한 코스닥 주식이 많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냐"고 질의했다. 그러나 곧이어 "후보자, 하...그런데 왜 이렇게 주식이 많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배우자가 주식 종목과 수량을 다 선정해서 제 명의로 거래했다"며 "대단히 송구하다. 불법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이 "말이 안된다"고 했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이 같은 주식 거래를) 부부간에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며 "(이테크건설 같은 중소)건설사 주식은 일반인들도 잘 사지 않는 종목인데, 하물며 법관이 거액을 투자했 다"고 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도 "후보자 배우자를 보면 현직에 있으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죄의식이 없는 듯 하다"고 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국민들은 판⋅검사를 고위 공직자라 생각하고, 국가나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후보자는 주식 관련 의혹이 해소가 안되는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0/20190410023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