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08 10:00
기획재정부가 8일 “최근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판단을 ‘낙관적’으로 한 것이다. 기재부의 낙관적 경기 판단의 근거는 제조업 생산 반등이다. 제조업 침체의 우려를 불러온 광공업 생산은 지난 4월 전월 대비 3.4%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경기 낙관’의 근거로 삼은 제조업 개선 추세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광공업 생산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제조업 가동률과 재고율은 여전히 금융위기 또는 IMF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날 ‘6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설비 투자와 소비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과 건설 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매월 그린북을 통해 최근 경제에 대한 경기 판단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의 ‘6월 그린북’은 경기 판단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회복 흐름 지속’이라는 문구를 뺐다가 3시간 만에 다시 추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 안팎에서 기재부의 경기 판단이 ‘중립’에서 ‘낙관’으로 오락 가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기재부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6월 그린북에서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처음부터 보고서에 명시했다.
기재부의 ‘경기 낙관’에 대한 근거는 광공업 생산 반등이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4월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 1월과 2월 각각 전달 보다 0.8% 증가했던 광공업 생산은 3월 2.2% 감소한 뒤 한달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위기 수준까지 악화됐던 제조업 가동률과 재고·출하비율도 4월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70.3%)를 기록한 뒤 4월에는 72.5%로 전월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3월에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114.1)를 기록했던 출하 대비 재고비율도 4월에는 113.4로 0.7%포인트 하락했다. 그 결과 4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5% 늘어나며 석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 기재부 “경기 회복 흐름 지속” vs KDI “광공업 생산 개선 추세 제한적”
그러나 4월 광공업 생산 개선 추세를 ‘경기 낙관’의 근거로 삼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제조업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불과 하루 전인 7일 ‘최근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광공업 생산이 증가로 전환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는 여전히 제한적이다”는 평가를 내렸다.
KDI의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 가동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재고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4월 제조업 가동률은 72.5%로 여전히 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며, 재고율도 113.4%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광공업 생산 외 설비투자와 소비는 뒷걸음질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4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0% 줄어 넉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재부의 그린북에 따르면 5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전년 대비 0.3% 증가했는데, 전달(1.9%)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줄어들면서, 전달(-2.0%) 보다 감소폭이 증가했다. 특히 내수 시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 조치가 끝나면서 지난 3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5월 전년 대비 증가폭은 44.0%로 전달(60.9%)에 비해 증가세가 역시 둔화됐다.
설비 투자도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전월 대비 줄었던 설비 투자(-7.8%)는 4월에도 3.3%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계류 투자(2.1%)가 증가했으나 항공기 등 운송 장비 투자는 17.4% 감소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4월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보다 각각 0.1포인트와 0.4포인트 하락한 99.7과 100.0을 기록했다.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특히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하락폭(0.4포인트)이 지난 2016년 2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컸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8/2018060800902.html?main_hot3#csidx30edefe5ac91985ac887a43ad126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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