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3월의 마지막 장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각각 1000억원 이상 쏟아냈지만 기관이 3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유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 가능성 등은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억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와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9%(9.48포인트) 상승한 2445.8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683억원, 1074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288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하락을 차단했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9%(5.10포인트) 오른 871.09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5억원, 26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이 반대로 39억원 순매도했다.
◇ 기관 덕에 힘낸 코스피…외인은 사흘째 ‘팔자’
29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기술주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양호한 고용지표와 소비지표도 뉴욕 증시 강세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로버트 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6월까지 유예한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다.
밤 사이 미국에서 전해진 희소식에 한국 증시도 시작부터 힘을 냈다. 그러나 상승폭을 확대하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잠잠해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 이슈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진행형으로 봐야한다”며 “하이저 대표의 6월 유예 발언이 근본적으로 갈등을 해결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리스크 요소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에서도 나타난다. 이날 한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째 ‘팔자’를 유지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는 전기·전자를 포함한 수출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이 팀장은 “코스피지수 반등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60원대인 점도 심리적 부담요소”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외면에도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은 전날 대비 0.53% 올랐다. 유통, 서비스, 건설, 통신, 화학, 음식료품, 증권 등의 업종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운송장비, 철강·금속, 운수창고, 의약품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물산(028260)이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3%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000660), 신한지주(055550), LG생활건강(051900), SK텔레콤(017670)등도 1% 이상 상승했다. 셀트리온(068270), POSCO(00549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등은 2~5%가량 떨어졌다.
◇ “방망이 짧게 잡아라”…벤처펀드·삼성전자 실적 주목
다음주 2018년 4월을 처음 맞이하는 한국 주식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 흐름을 보면 시장의 방향성은 정체된 가운데 업종별·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방망이를 짧게 잡고 트레이딩 관점에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코스닥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4월 5일 출시되는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벤처기업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는 코스닥시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는다.
4월 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 발표도 증시 참여자들이 주목하는 이슈다. 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대형주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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