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황혜진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출장 검진 일도 다시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번역 일까지 하고 있으니, 한 가지 일로도 벅찬 저는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네요.(웃음) 사람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물론 저도 다른 사람이 한 가지를 100% 해내는 것처럼 세 가지 일 전부를 100%씩 하지는 못해요. 저 같은 경우는 원래 대학 다닐 때부터 ‘투 잡’을 갖는 게 목표였거든요. 하나의 직업에 목숨 거는 게 왠지 불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치과의사 하다가 목 디스크가 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감사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영어 공부를 시켜주셔서 영어가 늘 쉬운 과목이었어요. 치의학 분야를 잘 아는 전문 번역가가 없으니까 경쟁자가 없어 좋죠. 그리고 진료만 하다 보면 도태되는 느낌도 들거든요. 최신 박사논문을 접하니 공부도 되고 좋아요. 폴댄스 같은 경우는 취미생활로 생각했던 건데 직업이 되었으니 인생이라는 것이 참 모를 일이죠.(웃음)
이런 여자 또 있을까 싶다. 건강미 넘치는 얼짱 미모에 춤이라는 춤은 모두 섭렵하고 실용영어 통번역까지 다재다능한 이색치과의사.
10년 넘게 운영해오던 치과도 접고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 폴핏코리아 폴댄스(봉춤) 아카데미를 차린 오현진(39) 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자에게 건넨 오 원장의 명함을 보니 폴핏코리아 폴 댄스 협회장 – 공연단장 – 치과의사 - 번역가로 되어있다. 몸은 하나지만 하는 일은 완전 멀티 인간이다.
“원래 끼가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뭐하라고 시키면 뒤로 빼지 않고 스스럼없이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무대체질이었어요”
부산 출생으로 부산 치대를 졸업한 치과의사가 어떻게 춤과의 인연을 맺고 폴 댄스에 빠져들었는지 호기심을 안고 폴댄스 아카데미를 찾아가 그녀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대학 들어가서 에어로빅을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자격증도 따고 강사활동도 했고… 그러다보니 바쁘게 뛰었죠”
어려서는 한국무용에 발레까지 했다. 1990년 부산 청소년무용제 한국무용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춤에 그토록 뛰어난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무용과를 선택하지 않고 집안 분위기 때문에 부산치대를 들어갔지만 춤에 대한 열정은 참을 수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무대에 올랐던 사건이 ‘춤추는 치대생’으로 학교에 그의 이름 석 자가 알려진 계기가 있었다.
대학축제 때 그의 장기인 안무를 맡아 거기서 끼가 폭발했다. 평소 갈고닦은 에어로빅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을 자지러지게 만들면서 1등상을 탔다.
한마디로 쇼킹했다. 치대 내에서도 저렇게 멋진 춤을 추는 미모의 여학생이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일약 유명세를 탔다.
춤을 춰도 남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하는 모방보다는 그만의 아이디어를 가미하여 독특하고 창의적으로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치과운영과 춤을 병행해왔다. 요가강사와 밸리댄스도 했고 플라맹고와 라틴댄스도 했다. 길을 걷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리듬에 맞춰서 본능적으로 춤동작이 나왔다.
춤에 대한 호기심이 워낙 강한데다 춤 신경을 타고난 건 확실하지만 운동신경은 별로였다고 털어놓는다.
학창시절 체력장은 그나마 노력해서 중간은 가는 정도로 운동신경 쪽은 완전 몸치였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물론 지금은 노력으로 내공이 쌓이다보니 운동신경까지 끌어 올려 체력적으로도 원더우먼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춤을 접하면서 살아왔고 최종적으로 선택하여 지금 하고 있는 폴 댄스 자체가 유산소 체력운동이면서도 춤이다.
오 원장의 춤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못 말린다. 세계 선수권이나 올림픽이 열리면 항상 체조와 리듬체조로 채널을 고정시키고 선수들의 춤을 따라서 해본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머릿속으로 춤동작을 그려보고 길을 가다가 음악을 들으면 율동이 떠오른다.
“치대 시절 친구들끼리 진료를 하면 그 자체를 춤으로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그러면 서로 배꼽을 잡고 웃지요”
아무리 춤에 빠져 사는 ‘춤 마니아’라 할지라도 치과원장이 10년 넘게 해오던 개원치과를 접고 폴댄스 전문 아카데미를 차려 직접 운영하겠다는 결정을 한다는 자체가 어디 쉬운 일인가.
처음에 치과 접으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폴댄스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치과를 하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고 큰 욕심 없이 스트레스 적게 받으면서 장수할 수 있는 노하우는 터득했죠”
그런데도 나이가 너무 들면 그 때는 춤을 추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 주니까 치과를 미련 없이 해봤다는 자위를 하면서 2013년 9월30일 수원 병점에 폴댄스 아카데미 1호점을 열었다.
3년 전 TV를 통해 우연히 폴댄스를 접하고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는 오 원장. 결국 그로 인해 치과 원장에서 폴댄스 원장으로 인생의 운명이 바뀔 줄 누가 알았으랴.
기자가 인터뷰를 하던 날은 공교롭게도 오원장이 폴댄스 아카데미를 개원한지 정확하게 1주년이다.
처음에는 그가 운영하는 미래치과 바로 옆에 차리고 치과진료와 폴댄스 아카데미 겸업을 했다.
그랬더니 멀리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그의 학원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주, 울산, 청주에서 수원 병점까지 그 먼 길을 폴댄스 배우겠다며 오현진 원장 하나 믿고 찾아오는 열정에 감동 받았다.
폴 댄스에 그토록 깊이 빠져든 이유를 묻자 오 원장은 망설임 없이 강한 중독성을 꼽는다.
“뭐 하나 필이 꽂히면 무섭게 파고드는 본능이 있어요. 폴 댄스를 하면서 더욱 그래요. 생각대로 해보다가 뜻대로 안되면 악착같이 연습해서 성공해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겨요”
자나 깨나 오직 그 생각만 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계속 하다가 마음먹은 대로 성공하는 순간 성취감으로 짜릿하고 그 쾌감이 한 달을 간다.
기왕 폴댄스에 뛰어들었으니 내친김에 공연의 메카인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2014년 9월 2호점을 개업했다.
이제는 그를 거친 사람들을 무대 위에 세우고 싶어졌다. 집이 수원 병점으로 먼 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면서 굳이 공연의 메카인 서울 동숭동 대학로를 아카데미 장소로 택하기 까지는 그런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하루 전날인 9월 28일 일요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직접 폴댄스 거리 공연도 펼쳤다. 반응이 좋았다. 구경하는 자체만으로도 신기하니까.
“앞으로 계속 폴댄스 할 거예요”
기자에게 내밀어 보여주는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혀있다. 얼마나 훈련을 많이 했으면 저 정도일까.
168cm의 훤칠하면서도 군살 없이 늘씬한 얼짱 건강 미시다. 11살, 7살 두 아들을 둔 엄마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예인 빰치는 미모에 건강미가 넘쳐 보인다.
건강관리에는 폴댄스가 최고라는 그의 말에 기자도 한번 해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꿈틀거린다.
오 원장은 근력효과도 그만이고 워낙 운동 효과가 좋아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다며 중독성을 경고한다.
“40대 중반까지는 초보자라도 도전해 볼만한 운동입니다. 처음 접할 때에는 겁을 많이 내지만 사실은 안전합니다. 처음에 위험한 동작은 근력이 부족해서 할 수가 없거든요”
오현진 원장은 폴댄스만 해서 복부에 식스팩이 생겼다. 보다 실감나는 인터뷰를 핑계 삼아 실내 천정에서 바닥까지 수직으로 고정시킨 원통형 폴(봉)을 잡고 추는 오원장의 폴댄스를 직접 관람하는 행운을 잡았다.
한마디로 예술이다. 두 손으로 때로는 한손으로 폴을 잡고 공중에 매달려 다양한 동작을 연출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니 중국 기예단의 서커스를 관람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치과도 좋지만 어릴 때부터 춤과 무용을 좋아해 무대에 설 때 더 행복했다면서 환하게 웃는 폴댄스 아카데미 오현진 원장의 얼굴에서 폴댄스 전문 강사로서의 강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폴댄스는 유산소 운동이면서 근육운동도 되는 복합스포츠다. 뒤집기 동작이 많아 혈액순환에 좋고 3개월만 하면 식스팩이 일어나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공연의 메카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가면 건강한 얼짱 미시 폴댄스 아카데미 오현진 원장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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