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08 11:28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저가 발포주 ‘필라이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중순 필라이트 생산량을 월 10만 상자(1상자 = 355ml 24캔)에서 30만 상자로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에선 필라이트가 풀리면 얼마지나지 않아 전량 소화되는 상황이다. 주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알코올계의 허니버터칩’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어디에 가면 필라이트를 살 수 있나요?”라는 문의 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필라이트의 인기로 하이트 맥주 공장의 올해 가동률이 2013년 이후 4년 만에 5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맥주사업부문이 내년에는 영업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만 해도 맥주 생산량이 98만kl를 넘었으나 2012년부터 1위 사업자 OB맥주의 공세에다 2014년 신규 사업자 롯데주류(제품명 클라우드)의 등장, 수입맥주 열풍이 맞물리며 5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생산량은 66만kl에 그쳤다. 그 결과 2011년 61.4%였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44.2%까지 낮아졌다. 2014년 이후로는 가동률이 계속 50%를 밑돌고 있다.
발포주란 맥아 비율이 67% 미만인 술로, 필라이트는 맥아 비중을 10% 이하로 낮추는 대신 가격을 낮췄다. 발포주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주세율(제조원가 대비 세금)이 30%로 맥주(72%)보다 낮다. 필라이트는 현재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등지에서 12캔에 1만원 안팎 가격에 팔린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저가의 발포주를 출시한 것에 대해 절묘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프리미엄 맥주 퀸즈에일의 부진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을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워 만회하려는 전략이 먹혔다는 것이다.
◆ 알코올계의 허니버터칩 필라이트, 이달 중순 생산량 3배로 늘려
필라이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필라이트는 12캔에 1만원으로 수입 맥주에 비해서는 60~70%, 국내 맥주와 비교해서는 40%가량 싸다.
하이트진로는 발포주임에도 맥주 맛을 구현해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맥주 시장의 절반 이상이 발포주인 일본처럼 국내 발포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발포주를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해 특유의 향을 살렸다.
하이트진로 한 관계자는 “맥주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에 아예 물량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초반엔 시식 행사를 진행하면 마셔본 소비자의 40%가량이 필라이트를 바로 장바구니에 넣을 정도였다”고 했다.
술 전문가인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반인들은 한국 맥주와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 것”이라며 “집에서 맥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저렴한 필라이트를 선택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발포주 출시는 탁월한 선택”…내년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 흑자전환 예상
- ▲ 대형마트에 진열된 필라이트 /안재만 기자
주류업계에 따르면 아직 하이트진로 전체 맥주 매출에서 필라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30만~40만 상자를 생산하게 되면 매출 기준 비중이 7~10%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하이트진로 실적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한금융투자, 동부증권 등 증권업계는 필라이트 흥행 성공으로 올해 맥주 공장 가동률이 51~52%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4년 만에 50%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필라이트의 출고가(717원)가 너무 낮아 ‘아무리 팔아봐야 남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맥주 산업과 같은 ‘물장사’는 공장이 계속 돌아가다 보면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내년쯤엔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이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내년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이 70억~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2014년 이후 4년만에 영업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퇴직금 지급으로 3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차재헌 동부증권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년 필라이트 매출을 556억원으로 예상한다”면서 “발포주를 내놓은 것은 전략적으로 훌륭한 선택”이라고 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08/2017060801344.html#csidx0e9dea8889f9843b9050d8e4c0c45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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