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27 03:00
인문계 취업난에 자유전공 학생 29%
공학계열 선택경영 처음 앞질러… 5년전엔 불과 1.7%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학년 김모(20)군은 최근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인문계 고등학교 문과(文科) 출신인 김군은 원래 경영학을 전공하려고 했다. 하지만 문과에서 대입(大入) 성적이 가장 좋은 경영학과 졸업생들이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 지원했다가 낙방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김군은 "고등학교 때 수학과 과학을 깊이 배우진 못했지만, 열심히 배우면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새 학문을 배우는 게 취업난을 견디는 것보다는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론(인문계 출신 90%는 백수)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문과 출신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문과 최후의 보루(堡壘)'라는 서울대 경영대까지 이공계에 밀리기 시작했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전공선택 현황'에 따르면, 2016년 1학기에 전공을 선택한 학생 208명 가운데 전기·정보공학, 컴퓨터공학, 기계항공공학 등 공학계열을 선택한 학생이 38명으로 18%를 차지했다. 반면 경영학은 26명(12.5%)이 선택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전공선택에서 공학계열이 경영학을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입학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기의 경우 2학년 때 115명 가운데 34명(29.5%)이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당시 공학계열을 선택한 학생은 단 2명(1.7%)뿐이었다.
서울대는 지난 2009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설립과 함께 학부에서 법대를 없애고 대신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법대 폐지
이후 문과에서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대가 최고 인기 학과로 떠올랐다. 자유전공학부는 경영학 전공자가 많아서 한때 '경영대의 2중대(中隊)'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서울대 경영대까지 취업난에 휩쓸리면서 전공 선택 판도가 달라진 것이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경영대가 공대에 밀리는 것은 인문계 취업난을 반영하는 사건"이라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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