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01 11:51 | 수정 : 2015.06.01 14:36
국민은행, 희망퇴직 연례화…은행권, 신규 채용은 확대
성숙기 진입 은행 특성상 피라미드형 인력구조 변화 한계 지적도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이 끝나면서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2000명 가량의 행원들이 짐을싸게 됐다. 은행들은 희망퇴직 실시와 신입 행원 채용을 통해 장기근속자들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피라미디형 인력구조로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한 은행은 총 4곳이다. 농협은행(270여명), 신한은행(310여명), 우리은행(250여명)이 희망퇴직을 완료했고 국민은행은 6월 중순 약 1100명을 내보낼 예정이다. 하나·외환은행이 통합 문제로 신규채용과 희망퇴직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올해말 전까지는 주요 시중은행의 인력구조조정은 이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연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장기근속자가 많은 비정상적인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해 일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희망퇴직 없이는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은행권의 신입 행원 채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주된 요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줄곧 항아리형 인력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 행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연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오성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은 “임금피크제 직원 1000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나가지만, 매년 500명이 임금피크 대상으로 새로 편입되는 만큼 퇴직금·취업지원금 등 일시적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이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연례화하기로 최근 노사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임금피크제 없이 58세 정년 정책을 고수해 왔던 신한은행도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노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은행을 비롯해 지난해 말 각각 650여명, 2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노사 협의를 하고 있다.
금융연구원과 한국직업개발원이 발표한 ‘금융인력 수급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금융권의 20~30대 인력 비중은 68.4%로 40~50대(31.6%)의 두 배에 달했지만 2013년 말에는 20~30대 비중이 57.8%로 떨어졌고 40~50대는 41.5%로 증가했다.
희망퇴직 물꼬를 튼 은행들은 신입 행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해의 두배 이상인 각각 1000명과 800명의 신규 행원을 뽑을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500명 가량이던 채용 인원을 올해 확대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은행권이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피라미드형 인력구조로 바꿔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임원은 “은행원은 이직이 여의치 않은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3년 퇴직금을 받아나간다고 해도 마땅히 할만한 게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규 채용도 점포 감소, 핀테크 활성화 등의 추세에 따라 꾸준히 늘린다는 게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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