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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골목 어귀 그 빵집, 없어서 못 판대요

 

작지만 강한 우리 동네 빵집
SNS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데일리빵’(매일 먹는 빵) ‘빵집 순례’(성지 순례처럼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 ‘빵 투어’(맛있는 빵을 맛보러 떠나는 여행) 등 ‘빵’과 관련된 단어들인데요, 빵만큼 만만한 음식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 골목 어디쯤에 있는 조그만 빵집이 사실은 블로그와 SNS의 인기 빵집이라는 걸 아시는지.


	작지만 강한 우리 동네 빵집
1. 종로구 옥인동 ‘슬로우브레드에버’의 대표 문혜영씨와 바게트·밤꿀통밀·화이트초코바게트, 바나나쉬폰. 2. 강남구 신사동 ‘시블링스 베이커리’의 대표 최은주·은미·주미씨와 초코초코, 소시지바게트·바게트. 3. 분당구 백현동 ‘블레도르’의 대표 이동우씨와 밀푀유, 블레도르 등 건강빵.
원조·프랜차이즈에 도전한 조그만 빵집들

"빵은 집과 최대한 가까운 빵집에서 갓 구워낸 것을 맛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부분의 음식이 그렇겠지만 빵도 우유만큼이나 신선한 상태에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동네 빵집을 애용해야 하는 이유지요." 서촌의 조그만 빵집 슬로우브레드에버(02-734-0850)의 대표 문혜영씨의 말이다. 슬로우브레드에버는 3년 전 옥인동길 초입의 모 건물 주차장 안쪽에 33㎡(10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시작했다. 개점 당시만 해도 '서울 5대 빵집'이자 서촌의 터줏대감으로 알려진 '효자베이커리'와 함께 일대에서 유일한 동네 빵집이었다. 그 사이 서촌에는 빵집이 대여섯 개 더 생겼고 지금 슬로우브레드에버는 오후 느지막이 가면 인기 빵들은 맛볼 수 없을 정도로 서촌의 유명 빵집이 됐다. 이곳에선 3종의 발효종과 이스트를 섞어 만드는 방식을 기본으로 다양한 발효법을 시도한 빵들을 맛볼 수 있다. 사과호밀빵(3500원), 바게트(2500원), 밤꿀통밀빵(5000원), 까눌레(2500원) 등은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없어서 못 파는' 경우가 많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시오코나(031-889-3326)는 맛집 관련 블로거들 사이에서 '죽전 빵 투어'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집으로 통한다.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우후죽순으로 동네를 파고들던 2007년에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일본 동경제과학교 졸업 후 3년간 동경제과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프랑스로 건너가 1년간 유명 레스토랑에서 파티셰로 근무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전익범씨가 만들어내는 빵은 개점 당시 가격이 다소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스콘(1800원), 치아바타(2500원), 식빵(3000원) 등이 부동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전씨는 '시오코나 홈베이킹 수업'(알에이치코리아)이라는 책을 펴내고 제과제빵 강의도 해오고 있다.

바리스타와 함께하고, 쿠폰 찍어주고

강남구 신사동 시블링스 베이커리(02-549-5242)는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새내기 빵집이지만 이미 '세 자매 빵집'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가게 이름인 시블링스(siblings)는 '형제의, 자매의'라는 뜻. 작은 밀밭을 옮겨놓은 듯 실제 건조 밀로 꾸며놓은 데크 안쪽으로 들어서면 매장 관리를 책임지는 첫째 최은주씨부터 커피를 내리는 둘째 최은미씨 그리고 빵을 굽는 셋째 최주미까지 인상 좋은 세 자매가 반갑게 맞는다. 이곳에선 일본 과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유명 빵집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파티셰 최주미씨가 직접 만든 30여 종의 빵과 19종의 음료, 수제 쿠키와 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소시지바게트(4000원)와 롤치즈식빵(5000원). 그중 짭짤한 맛의 소시지바게트 등 식사 대용빵들을 즐겨 찾는다고. 이 집 단골들은 "아담한 매장의 2인용 테이블에서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와 함께 맛있는 빵을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분당구 백현동 블레도르(031-704-7228) 역시 문 연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공 있는 빵 맛을 자랑하며 분당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 전통 있는 제과점인 '태극당' '성심당'과 '카페 라리'의 총괄 셰프 등을 거친 제과제빵 21년 경력의 파티셰 이동우씨가 유기농 재료로 건강빵부터 케이크까지 다양한 빵을 선보인다. 블레도르(4800원), 무화과잡곡빵(4500원), 우유식빵(5000원) 등 건강빵은 입소문이 나면서 인근 기업과 레스토랑의 식전빵으로도 납품하고 있다. 이씨는 "크림치즈 하나도 그냥 쓰지 않고 칼로리를 낮추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 가공해서 쓰고 있다"고 말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포인트 적립제도는 없지만 대신 자체 스탬프 제도를 도입해 빵과 음료 구입 시 도장을 찍어주고 일정 횟수가 되면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이씨는 "소소하지만 스탬프를 찍는 재미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한다.

	골목 어귀 그 빵집, 없어서 못 판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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