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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를 위해 모아 두어야 할 것은 근육이다

마음에 근육을 만들다’는 제목으로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온 나라에 휘몰아쳤던 힐링 열풍의 한 자락으로,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얻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지만 제목이 던지는 신선한 충격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최근에 생활고를 겪다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세모녀의 사연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었습니다. OECD 국가 중에 최고를 기록하는 자살률, 우리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견딜 수 없는 현실의 벽이 높기도 하겠지만, 버텨 낼 수 없는 약한 마음을 위한 해답을 찾게 되는 요즘입니다.

해피 엔딩, 모든 사람이 꿈꾸는 삶의 종착역입니다. 하지만 해피 엔딩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그냥 찾아오는 계절 같은 것은 아닐 겁니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위한 수많은 현자들의 조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욕심에 못 미치는 아쉬움일 텐데요. 하지만 해피엔딩을 위해 노력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인생이 아닐까요?

다양성 영화 중에 흥행 성적이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옵니다. 영화 <해피 엔딩 프로젝트> 역시 그런 영화 중에 하나인데, 잔잔한 감동과 함께 노년의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100세를 위해 모아 두어야 할 것은 근육이다
영화<해피엔딩 프로젝트>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인을 위한 한 노인의 집념어린 집짓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크레이그 모리슨(제임스 크롬웰)은 농장을 경영하는 평범한 늙은이입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 아이린(쥬느비에브 뷰졸드)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되고, 집안에서 낙상사고를 당하게 되자, 결심을 합니다. 자기 땅 중에 가장 경관이 좋은 곳에 두 사람만을 위한 조그만 집을 손수 짓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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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를 위해 모아 두어야 할 것은 근육이다
하지만 규정에 집착하는 공무원의 규제로 집짓기는 난관에 부딪히고, 크레이그의 고집은 공권력과 밀고 당기기를 계속합니다. 결국에는 법정에까지 선 크레이그, 그의 부인에 대한 사랑의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과연 그의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100세를 위해 모아 두어야 할 것은 근육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치매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병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 여러 원인에 의해 뇌의 변성으로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를 말하는 데, 치매의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와 뇌혈관 이상으로 오는 혈관성 치매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여 신경세포의 손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령이 큰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우리에게 넘어야할 큰 숙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기억력 감퇴 등 인지기능 장애도 문제이지만 주변 사물에 대한 판단력 저하로 인한 낙상 등의 외상도 큰 문제입니다. 어르신들이 낙상을 하는 경우, 밖에서 활동하다가 다치는 것보다 집안에서 다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고 , 다칠까봐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더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어르신들이 낙상 사고를 당하는 경우, 골절로 이어져 삶의 질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의 압박 골절과 대퇴골 경부 골절입니다. 척추의 압박 골절은 척추 뼈가 캔이 찌그러지듯 주저앉는 형태의 골절로, 자연 치유가 안 되는 경우는 뼈 시멘트를 주사로 주입하여 골절 부위를 굳혀 치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퇴골 경부 골절은 허벅지 뼈가 골반에 연결되는 부위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골절로 치료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대퇴골 경부 골절은 고관절 골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얼마 전에 롯데 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수술을 받아 세간에 더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나사못으로 고정하거나, 심한 경우는 인공 관절을 심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전신 마취 등 고령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수술을 안 할 경우, 여생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므로 가능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 병입니다. ‘3개월을 더 살더라도 화장실은 내 스스로 가다가 죽겠다’, 위험성을 안고라도 수술을 해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함축한 말입니다. 삶의 기간 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영화 <해피엔딩 프로젝트>의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주인공 아이린도 결국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 발생, 수술하게 됩니다. 그의 남편 크레이그가 새 집을 계속 짓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왜 젊은 사람들도 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괜찮고 고령에서 이런 골절이 더 잘 생길까요?

물론 골다공증에 의한 뼈의 약화도 원인이 되지만, 근육량의 감소로 인한 골격계의 약화가 그 원인이 됩니다. 즉 허리나 골반의 근육이 퇴화 되면 뼈를 감싸는 보호막이 얇아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특히 엉덩이 근육이 고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데 근육양이 감소하면 골반 뼈가 외상에 쉽게 노출됩니다. 사소한 외상에도 뼈가 부러지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몸의 장기 중에 근육의 기능은 신체를 수의적, 혹은 불수의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골격계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 중에 이른바 코어 근육들은 척추의 밸런스에 관여하여 자세를 제어하는데, 이런 근육의 기능이 나빠지면 허리 디스크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근육은 우리 몸에 흡수된 탄수화물의 대사물질인 포도당이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되는 장소인데, 이 저장고가 넘치면 탄수화물은 지방의 형태로 바뀌어 내장 주위에 쌓여 복부 비만을 초래 합니다. 그래서 근육의 양이 많으면 기초 대사량의 증가 뿐 아니라 글리코겐의 저장이 많아져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노년기에 더 중요한 것은 이 근육의 보호 기능입니다. 발달된 근육은 갑옷처럼 우리 몸을 보호합니다. 뼈가 하는 일이 신체의 보호와 지지 기능이지만, 이 뼈를 보호하는 것은 근육이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마찬가지, 약해진 마음을 보호하는 마음의 근육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우리가 모아야 할 것은 은퇴 자금뿐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보호해줄 근육들입니다.